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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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 우리가 탐닉하는 물질중심주의, 효능만능주의로는 인류의 참 행복을 위한 창조적 지식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시 인간의 본질이나 근본에서 시작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공채시험을 비롯해 최고경영자 대상의 각종 인문학 강좌까지,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여는 인문학 강좌는 수강료가 기백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경제·경영뿐 아니라 종교·미술 등에 대한 각종 서적들도 인문학으로 읽기라는 관점을 내세우며 인문학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인문학은 밥이다라는 것이다. 인문학이 그저 잠깐의 열풍과 관심으로 적당한 지식을 얻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밥을 먹어야 살 듯 언제나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의 삶으로 내재화하는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문학은 밥 먹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처럼 평생의 공부이고 삶이다.

 

이 책은 30년간 문학과 철학을 배우고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에서 가르친 인문학자 김경집이 인문학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집대성한 인문학 입문서다.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등 총 12개 인문학 분야에 걸쳐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맥락과 배경지식을 담았다. 또한 분야별로 큰 흐름, 배경과 더불어 읽어볼 책의 목록도 갖췄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마음의 깊이를 더하는 인문학에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 다음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인류 보편의 질문들에 대해 각각 철학, 종교, 심리학의 힘을 빌려 답하고 있다. 2진보하는 인류와 인문학에서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끌어온 역사와 과학의 사건들을 생생하게 설명한다.

 

3감성을 깨우는 인문학에서는 인문학은 성숙한 사람이 되는 방편이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생각의 범위를 넓혀주고 우리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분야로서 문학미술음악을 다룬다. 4인문학은 관계 맺기다에서는 너와 나,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위한 인문학을 논했다. “피해를 입지 않는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할 때 정의가 실현된다는 고대 그리스의 개혁과 솔론의 말을 되새기며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거버넌스(협치) 등 새로운 정치개념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희곡을 최고의 인문학 교재로 추천한다. 특히 기업에서 창의력, 상상력, 리더십, 팀워크에 대한 강의를 할 때 꼭 희곡을 다룬다고 한다. 개인에게 주어진 조각조각의 업무에서 떨어져 나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려면 연출가가 희곡 분석하듯 큰 그림을 그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희곡을 무대에 올리는 작업 자체가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키는 일이다.

 

인문학을 어렵게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재미가 있어 쉽게 술술 넘어간다. 누구나 이 책을 읽기만 이 책에 수록된 12개 분야의 학문을 통해 우리 시대 지식사회의 큰 흐름을 한눈에 통찰하는 동시에 세상 이해의 한 방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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