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로 마음이 소란할 때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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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불교에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3독이라고 부른다. 불교에서는 인간을 성선설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인간은 본래 맑고 밝은 심성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그만 환경호르몬 같은 흉측한 독극물에 의해 더럽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 독극물은 제거할 수 있는 대상이니까, 그 언젠가는 본래의 순수한 그 마음을 찾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세 가지 독극물 중에서 탐욕은 영화제목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연상시키듯, 쉽게 일어나고 빨리 사라지는 인간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환경호르몬이다. 탐욕의 함정에 빠지기도 쉽지만, 그 함정이 그다지 견고하고 험준한 것은 아니어서 용이하게 탈출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일본 야마구치현 태생으로 도쿄대학교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야마구치의 쇼겐지(正現寺)와 세카가야구의 쓰쿠요미지(月現寺)의 주지로 일하고 있는 코이케 류노스케가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심, 그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코이케 류노스케는 진정한 자아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결국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의 발로, 즉 오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번뇌가 바로 깨달음이라 하여 번뇌의 성품이 비었음을 깨우치는 것이 번뇌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의 첩경임을 설명하며, 수많은 번뇌 가운데서 깨우치는 대승적 해결로서 초기 불교에서의 번뇌에 대한 여러 가지 분류와 이의 세세한 대치보다는 마음의 걸림 없음을 통해 보살행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는 모두 겉치레의 갑옷을 벗고 무장 해제한 자신을 누군가가 받아들여 줬으면 하고 굶주려 있다. 현대인에게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그 대답은 일에서의 성공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집을 갖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놀고먹으며 지낼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버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충족되더라도, 만약 누구도 나를 받아주지 않아. 사실은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쓸쓸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 결국 하루하루가 비참하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까?”(p.13)라고 말했다.

 

우리는 직장이나 교우 관계에서 자신을 꾸미고 번뇌를 적당히 감추면서 살아간다. 거기에는 반드시 거짓이 들어가고, 그 업에 의해 끊임없이 스트레스가 생성된다. 번뇌··고통이라는 말은 생활 속에서 자주 듣기는 하지만 정확한 의미와 근거는 무엇인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려준다.

 

인생은 어차피 먼 길을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긴 여정 속에는 고난과 기쁨이 항상 같이 한다. 인생길을 가면서 번뇌로 마음이 소란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진짜 자비의 마음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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