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을 말한다 - 국민은 왜 국정원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는가
신경민 지음 / 비타베아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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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주당의 국정원법 개혁안 내용을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내란음모 혐의를 받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대공수사권을 없애자고 하니 정체성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안보와 직결되는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며, 국정원 해체를 통해 종북세력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모사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스라엘의 비밀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작전을 하다가 실패해도 공식적으로는 절대 어떠한 공작도 자신이 했다고 시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잔혹하거나 창피한 일에만 입을 닫는 게 아니라 자랑스러운 일까지도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비난을 모면하거나 업적을 자랑하기 위해 작전 기법까지 공개했던 일부 정보기관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보기관은 어느 나라나 필수 조직이기 때문에 대부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중앙정보국이나 영국의 국내 정보기관인 MI5와 해외 정보기관인 MI6 등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정보기관들이다.

 

이 책은 MBC 기자로 워싱턴 특파원, 앵커 등을 거치면서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일하며, 야당의 초선 국회의원인 신경민이 국정원의 정치 횡행에 맞서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으로서 겪었던 270일간의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대선을 좌우한 6에서는 역삼동 오피스텔 댓글녀 사건, 경찰청장의 신속한 수사 발표 등에 대해서 자세히 기록했다. 2국기문란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서는 권은희 과장의 양심발언과 이후 국정조사 합의까지의 숨 가쁜 정국 상황, 원세훈 영장 청구 놓고 검찰과 법무부장관의 대립에 대해서 살핀다. 3‘NLL 논란과 NLL 작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을 공개하고 나선 국정원과 대화록 공개로 역풍 맞은 새누리당에 대해서 알려준다. 4국정조사 시작부터 끝까지에서는 국정조사 특위, 개회 첫날부터 파행에 이르기까지 49일간의 비화를 다룬다. 5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방안에서는 현행 국정조사제도의 한계와 개선방안과 국정원을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돌리기 위한 개혁방안에 대해서 상세히 다룬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원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에서 쓴 책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나는 처음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국정원 개혁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정원과 새누리당을 싸잡아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은 독자들에게 바른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국정원개혁은 어느 정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서 보듯 북한을 맹종하는 집단이 국회에까지 집입해 혁명거점으로 이용하려 드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없앤다면 자유민주 체제 수호에 구멍이 뚫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익과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혁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저자의 의도를 미리 알고 읽는 것이 유익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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