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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대충 합리적인가 - 인간의 속마음을 풀이한 현실 경제학
조준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6월
평점 :
우리는 주로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인 판단을 전제로 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최근에 인간의 이성에 억눌려 왔던 감성적인 측면이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학과 심리학이 절묘하게 접목된 ‘행동경제학’은 경제를 움직이는 소비자의 심리를 실체적으로 고찰한 학문으로써, 이미 기업이 간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어 버렸다.
인간의 경제활동을 연구하는 학문인 경제학은 인간을 ‘호모 이코노미쿠스’로 정의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란 “윤리적이거나 종교적인 동기와 같은 외적 동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경제적인 이득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 책은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이자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소장인 저자 조준현 박사가 ‘호모 이코노미쿠스’에 바탕한 주류 경제학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행동경제학’과 ‘행태경제학’을 알기 쉽게 소개한 책이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행동경제학’과 ‘행태경제학’은 고전적인 경제논리에 머물지 않은 채 인간의 상황심리를 먼저 중시한다. 이 책이 주목하는 핵심도 바로 인간의 심리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인식의 오류야말로 지금 경제학이 혼란에 빠진 원인임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풀어낸다.
저자는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이기심, 합리성, 그리고 자기이해라는 세 가지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이기심에 관해서는 대형 마트에 시식 코너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인간은 존중과 배려에 따라 행동하기도 하고, 본성이 아닌 학습과 경험에 의해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행동경제학을 과장된 곡해 없이 알리고자 그간의 연구 성과와 실험들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친구와 대화하듯 쉽고 재미있게 풀어 전한다. 게임이론에서 가장 유명한 법칙 중 하나인 ‘용의자의 딜레마’나 행동경제학의 선구자 대니얼 카너먼이 만든 단어로 주먹구구식으로 어림잡아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휴리스틱’같은 석학들의 이론이 유머 가득한 사례와 설명으로 소개한다.
행동경제학은 기존 경제학을 완전히 뒤엎는 새로운 학문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은 사람이 합리적이라는 주류 경제학의 가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왜 합리적인 인간이 때때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할 뿐이다.
저자는 ‘이기심’에 관해 대형 마트에 시식 코너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인간은 존중과 배려에 따라 행동하기도 하지만, 본성이 아닌 학습과 경험에 의해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 또 인간은 최대 효용을 얻기 위해 완벽하게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실제로는 ‘휴리스틱(주먹구구식으로 어림잡아 행동함)’하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뚱뚱한 사람이 많이 먹을 것이라는 편견과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 강렬한 이유, 맛있는 음식을 가장 나중에 먹는 이유 등도 모두 휴리스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깊이 새기고 싶은 말은 “경제현상의 주체는 사람이고, 경제활동은 사람의 선택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경제학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