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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와 신사 안창호 평전 - 뜨겁게 점진한 위대한 얼, 도산 안창호의 혁명적 생애
김삼웅 지음 / 현암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흔히 독립운동가로서, 정치가로서, 교육자로서, 사업가로서, 언론인으로서, 혹은 뛰어난 웅변가로서 도산 안창호의 위대함을 칭송한다. 그러나 그는 각 분야의 능력이나 업적도 탁월하지만, 민족의 앞날이 가장 불투명하고 절망적이었던 시절에 겨레 앞에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가장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온몸과 마음을 바쳐 실천한 솔선수범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민주적 리더십의 본보기이며 영원한 겨레의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 책은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쳤으며,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일했고,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 제주 4·3 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친일파 인명사전 편찬부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 근현대사에서 문제적 인물들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고 복권하기 위하여 꾸준히 평전을 펴내고 있는,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선생이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혁명적 생애를 그린 평전이다.
저자는 도산이 “독립운동의 정통이고 독립운동사의 정맥”이라고 말한 뒤, 두려움 없는 무장독립 운동가이자 ‘투사’였던 그의 삶을 복원시킨다. ‘무실역행’ 사상과 ‘점진’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안창호의 실력양성론 탓에 안창호는 점잖은 신사 이미지로만 굳어진 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안창호가 펼친 독립운동 업적을 올바로 살펴보고 평가했을 때,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결론이다.
그렇다면 사실 왜곡은 어떻게 벌어졌을까. 저자는 “무장독립 운동가들을 과격파 또는 좌파로 치부하면서, 도산을 ‘온건한 독립운동가’ 또는 ‘도덕주의자’로 분장”시킨 세력이 지금껏 시야를 방해해온 것이다. 그래서 이 평전이 지닌, 기존의 문헌들을 뛰어 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면, ‘투사’ 안창호의 부활과 재평가라고 강조한다.
도산은 민족의 운명이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지극히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조국의 광복과 새로운 민주공화국 건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온몸과 마음을 던졌다.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도 정직과 성실, 관용과 화합의 모범을 보인 비범한 삶을 살았다. 그는 참된 교육자의 본보기, 화합하는 정치인의 본보기, 진실한 언론인의 본보기, 정직한 경영인의 본보기, 탁월한 웅변가의 본보기, 성실한 평생학습자의 본보기, 전형적인 서번트 리더십의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그런 점에서 도산의 삶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민주시민교육의 텍스트라고 할 만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도산의 업적을 여섯 가지로 이야기 한다. 첫째, 신민회 설립이다. 둘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다. 셋째, 한국유일독립당 운동이다. 넷째, 흥사단 조직이다. 다섯째, 한국독립당의 창당이다. 여섯째, ‘대공주의’의 정치사상과 철학이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도산 선생은 암울한 시대에 방향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의 스승이었다.”고 하면서 도산 선생은 “고난의 세월 풍찬노숙의 민족운동 현장에서 철학과 사상을 숙성시킨 경륜가였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하여 애국가의 작사가가 안창호라는 사실을 여러 사료와 논증으로 재확인시키고 있으며, ‘박제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참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