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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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철학을 처음 접하게 되면,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하게 된다. 나는 대학을 다닐 때 철학을 배웠다. 하지만 무엇을 배웠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실은 공부를 할 때부터 철학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대학에서 철학 교수님에게 철학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철학개론을 가르치는 교수들조차 한 학기 동안 강의를 하고 나서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가르쳤으며, 학생들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반성하기도 한다. 철학교수는 학생들이 써놓은 답안지를 읽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철학을 한심하게 가르쳤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철학이란 교수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고 자위하기도 한다.

 

이 책은 비판적 사고를 위한 방법론을 도입하여 한국 사회가 선진국형 합리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철학자로 알려진 김광수 전 한신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형이상학적 기반의 부재에 빠진 현대인들의 삶의 문제를 존재 각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1인간, 무엇인가?’ 2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3자아의 나무’ 4진리란 무엇인가?’ 5낭만주의의 거울’ 6부조리 상황’ 7고통의 역설’ 8가능한 최선의 사회’ 9불멸등 아홉 개의 장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맑은 정신으로 진리를 사모하고, 진리에 헌신하고,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할지를 주제별로 나눠 각 장에 정리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삶의 의미로 받들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실용성, 효율성, 성공, 행복을 좇아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삶 자체는 시시하고, 피상적이고, 판에 박은 도로로 전락한다. 이를 해소하려면 철학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적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분주하게 살다가 어느 날 준비되지 않은 채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은 자신의 삶을 창조함으로써 동시에 문화와 역사를 창조한다. 이는 피조물로서의 인간이 부분적으로나마 창조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물질의 진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더 이상 눈먼우연에 맡기지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p.27)고 말했다.

 

모든 존재는 신비 그 자체이다. 그런데 자연의 냉엄한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 인간만이 자신의 신념과 소망으로 삶과 역사를 창조하는 존재이다. 데모크리토스는 인간은 소우주다라며 인간의 도덕적 의무는 각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부스러기 철학사 정보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철학의 중요성은 알지만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 때문에 철학을 읽을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이야 말로 철학의 기본근육을 만들어주는 최적의 학당이요 도장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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