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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나이트 - 이란을 사랑한 여자
정제희 지음 / 하다(HadA) / 2013년 4월
평점 :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의 찬란한 고대문명 전통을 잘 간직한 중동 이슬람 국가다. 중동에 있는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을 여행하면서 이란은 왠지 두려운 생각 때문에 여행을 하지 못했다. ‘이란’하면 ‘차도르를 쓴 여성을 함부로 촬영하면 봉변을 당한다’, ‘외국인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종종 바가지를 쓴다’, ‘여성들이 스카프를 두르고 긴 옷으로 팔다리를 감추지 않으면 경찰이 연행한다.’ 등의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란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다.
이 책은 20대의 문턱에서 이란과의 낯선 만남이 주는 설렘에 마음을 뺏겨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란어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통역·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면서 서울과 테헤란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제희가 테헤란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사랑하며, 자신이 보고, 듣고, 깨달은 과정을 소소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정제희는 ‘이란’을 소개하고픈 마음에 직접 ‘이란’으로 갔다. 이란의 대도시 테헤란은 8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는 대도시로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다. 이슬람 문화의 규제 속에서도 시대를 앞선 젊은이들의 패션과 흥미로운 박물관, 바자르(재래시장)와 고층 건물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곳이다. 한 나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체득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듯 저자는 이란 속으로 들어가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하여 테헤란에 체류하면서 보고 듣고 겪은 일상들을 부담 없이 써 내려간다.
저자는 “이란에는 극진하게 손님을 대접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 중 최고의 것을 내어주고,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굶기는 법이 없다. 내가 이란에 있으면서, 외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받았던 친절과 관심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미안하고 고맙다.”(p.47)고 했다.
저자가 바라본 이란 사람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남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보면 우리와 매우 가까운 느낌이 들게 한다. 확실히 이란도 누구나 서로 사랑하면서 정을 나누면서 살만한 곳이다.
저자는 이란에서 있는 동안 진정한 행복을 맛보았다고 하면서 “나는 이란에서 좋은 곳을 경험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겁고 행복한 경험들만 할 수 있었지만, 이처럼 살아있는 이란의 모습을 직접 듣고 겪을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행복이었다. 하지만 기쁨이 있는 곳에는 동시에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삶의 고난과 슬픔이 공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p.83)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이란이 가까운 이웃나라처럼 가까워짐을 느낀다. 또한 저자가 테헤란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이란의 사회적, 문화적 관습을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왜 일찍 이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이란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한 저자를 통해서 도전 정신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