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책 - 행복할 경우 읽지 말 것!
아르튀르 드레퓌스 지음, 이효숙 옮김 / 시공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 행복을 키워드로 내세운 힐링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합리적 행복’ ‘행복을 꿈꾸는 보수주의자’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행복에 이르는 일곱 고개’ ‘행복해지는 방법’ ‘사오정 넘고 오륙도 돌아 행복 공동체로’ ‘나눔, 행복한 동행’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독서여행등이 다. 왜 행복서 출간이 잇따를까?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시대를 기치로 내걸고 행복을 시대적 용어로 만든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새 정부 들어 추진된 핵심 정책 중 연체자 빚 탕감 프로그램은 국민행복기금으로, 저소득층 임대주택은 행복주택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 책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라디오 진행자, TV 시평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아르튀르 드레퓌스가 지하철에서 우연히 벌어진 일화. 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냉장고 속 마카롱 등 일상적 소재를 통해 무모하리만큼 진부한 주제인 행복에 관해 담담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960년 여름에 인류학자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장 루슈와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자기들 시대의 프랑스인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결심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사람들은 그게 당신이랑 뭔 상관이오?”라며 퉁명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다오라며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이가 얼마나 될까. 오늘 우리에게 이런 인터뷰 요청이 온다면, 무어라고 하겠는가? 흰색 머플러를 두른 어떤 여인처럼 그런 건 눈에 보이기 마련이잖아요! 내 얼굴에서 보이지 않나요?”라고 자신 있게 답하겠는가? 줄무늬 재킷을 입은 남자처럼 이제 나는 그것을 이해하려 들지도 않아요라고 체념한 듯 이야기하겠는가? 이 책에서는 이러한 대답들을 통해 스스로의 행복에 관한 정의를 내리게 한다. 즉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행복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느껴보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OECD 가입국 기준 자살률 1, 행복지수 세계 56위이다. 선진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경제 대국이지만 주변에는 나는 불행하다.”며 늘 우울해하는 사람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성공을 향해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온 개개인과 우리 사회. 어떻게 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각종 대중매체는 성공을 손에 거머쥐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일 내보낸다.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화려한 주인공이 아닌, 자기 자신의 삶을 살펴보자. 과연 행복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을 열거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고, 따뜻한 감상에 젖게 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결코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님을 조금씩 천천히 알아갈 것이다. 책이 두껍지 않아 언제나 가지고 다니면서, 어디서나 읽고, 사색을 하거나 있는 그대로 음미하기 좋은 책이다. 행복하기를 원하는 자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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