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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 악의 시대, 도덕을 말하다
샘 해리스 지음, 강명신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지구상에 살고 있는 70억 인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중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좋은 삶’을 살면서 행복, 평화, 축복을 누리면서 살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나쁜 삶’을 살면서 불행, 공포,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이 경우 ‘좋은 삶’은 ‘나쁜 삶’보다 분명 나은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나쁜 삶에 내세의 행복이 보장되어 있다면, 이 경우에도 어떤 것이 ‘좋은 삶’인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가.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 논객이자, 철학자, 신경과학자로 프로젝트 리즌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로 있으면서 과학 지식과 비종교적 가치를 사회에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종교적 도그마를 꾸준히 비판해 온 샘 해리스는 행복이라는 문제에도 반드시 옳고 그른 답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해 과학이 답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철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옳음과 그름, 선과 악이라고 하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 과학이 인간의 가치들을 형성하고 무엇이 훌륭한 인생을 구성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도덕은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긍정적 상태인 행복에 관한 과학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거의 한 세기 동안 과학의 도덕적 상대주의는 신앙에 기반한 종교가 무지와 편협성의 가장 큰 엔진으로 작동함으로써, 도덕적 지혜의 유일한 보편적 기틀로서 거의 전횡하다시피 해왔다.”고 하면서 “그러나 도덕적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함으로써 생겨날 위험을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p.372)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도덕적 진리’에서는 도덕적 진리가 실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도덕과학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2장 ‘선과 악’에서는 선악은 자연적 현상이며 과학적 차원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행위의 옳음은 의식적 존재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달려 있다는 결과주의적 입장이다. 3장 ‘믿음’에서는 믿음이란 어떤 말을 ‘참’이라고 받아들이는 뇌의 능력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윤리상 믿음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종교적 믿음을 비난한다. 4장 ‘종교’에서는 종교의 역기능과 종교의 이름으로 일어난 폭력에 대해 역설한다. 종교가 사람들의 고통보다 친척과 동맹들 사이에서 공유하는 신성함의 가치에 골몰하고 있으며, 폭력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5장 ‘행복의 미래’에서는 행복의 과학으로서의 도덕의 앞날을 낙관하며 도덕의 진보를 희망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도덕은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긍정적 상태인 행복에 관한 과학”이라며 “인간의 행복은 세상의 사건과 뇌의 상태에 의존하므로 과학적 사실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힌다.
과학과 이성이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본질과 가치에 대해서 생생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이 책은 인간 번영에 기초한 도덕, 그리고 과학과 합리성과 얽히는 도덕에 대한 강력한 논거를 펼치고 있으므로 굉장히 호소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