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그 적들 - 콤플렉스 덩어리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사는 법
이나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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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T.V, 까페, 도서 등 어디에 가도 힐링이란 단어로 채워져 있다. 그만큼 상처가 많다는 반증이다. 아프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누구나 길을 잃고 헤맬 때가 있지만 넌 결코 혼자가 아니란다.” 외롭고 힘들 때, 절망에 빠졌을 때 누군가 옆에서 이렇게 응원해준다면 분명 힘을 얻을 것이다. 삶에 대한 행복만족도 61, 국민의 절반 이상인 58.6%가 힐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융 심리학 전문가인 저자 이나미 박사가 한국인의 마음에 내재된 집단 콤플렉스를 물질, 허식, 교육, 집단, 불신, 세대, 분노, 폭력, 고독, 가족, 중독, 약한 자아 등에서 찾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콤플렉스들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잘 이해하고 극복한다면 오히려 한국인의 숨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도 모르게 내면화한 한국 사회의 콤플렉스들을 제대로 알고 나면, 비로소 진짜 내 삶, 나만의 행복을 찾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콤플렉스를 어떤 감정에 의해 통합돼 있는 관념이나 기억의 복합체로 정의했다.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휘두르며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콤플렉스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에도 존재한다. 무던히도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좋은 면만 외부로 표출하고 나쁜 면은 과도하게 억압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외부에 드러내지 못하고 오직 남의 시선에 맞춰 끌려 다니는 인생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당연히 좋은 사람의 내면에는 미처 표출되지 못한 엄청난 양의 분노가 억압되어 있고, 그 억압된 분노가 서서히 자신의 삶을 파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불과 40~50년 전까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였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최근 급작스러운 성장을 겪었다. 물질적인 조건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그림자 또한 커졌다. 저자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남과 비교하며 만드는 병적 질투심이라고 말한다. ‘기왕이면 앞서야 한다’ ‘남보다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따위의 생각이 강박증처럼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인생이 달라진다. 매사에 완벽해야 하고, 늘 바쁘게 살아야 하며, 침묵은 금이라고 여기고, 화는 꾹 참아야 하며, 불합리한 추론을 일삼고, 선의의 거짓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아픔을 감싸려하고, 도우미가 되기를 자청하는 등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더이상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진정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그래서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한 서너 살짜리 아이들과 같다고 말한다. 한 세대 전에는 자기 안의 미숙함을 마음속에 감추고 어른인 척 했지만 지금은 나는 욕심 많고 미숙해. 그래서 뭐 어쨌다고?”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의 삶을 괴롭히는 한국 사회의 콤플렉스들을 들추어 정면으로 바라보게 한다. 더 나아가 콤플렉스를 억압하거나 피하지 말고 제대로 이해하고 마주할 때 진짜 내 삶, 나만의 행복을 찾게 될 것이며, 그때 비로소 우리를 괴롭히는 콤플렉스는 적이 아닌 내 편이 되어 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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