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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경제학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지음, 신은주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노벨 경제학상이란 경제학의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수여하는 노벨상으로, 스웨덴 중앙은행이 은행설립 3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제정하였으며, 기금을 노벨재단에 기탁하여 1969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산을 기금으로 ‘전년도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1901년에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등 다섯 개 부문으로 제정됐다.
이 책은 1976년 수장자인 밀턴 프리드먼부터 이후 30여 년 동안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 가운데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11명의 경제학자들을 선별하여, 그들의 연구와 삶을 설명한 책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단 한순간도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진리 탐구에만 매진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11명의 거대한 도전과 승부를 통해 인류역사를 빛낸 노벨 경제학상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근대 경제학의 시초가 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시작으로 20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이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오랜 연구와 수많은 실험을 통해 도출된 새로운 이론이 낡은 이론을 전복시키는 놀라운 경제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은 경제활동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실질적인 원리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체계화 된 경제학은 실제 삶에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의 삶과 연구를 추적해서 관찰하는 일은 관객석에서 연극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더 쉽게 경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경제학이라는 연구 분야와 복잡한 현실의 경제를 살펴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은 서른 살에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수학자로서의 삶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내쉬의 삶을 훌륭하게 조명하고 있다. 정신병으로 인한 고통과 노벨상을 받기까지 그 험난한 인생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8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토빈은 ‘금융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케인스 경제학의 계승자다. 포트폴리오 이론이나 투기자본 억제를 위한 토빈세 등 그가 남긴 경제학적 유산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손’에도 ‘손’이 필요하다던 토빈은 현대사회의 문제점인 에너지 및 환경, 인구증가, 과격한 개인주의 대두, 수입의 불평등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이라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저자들은 책머리에 실린 ‘노벨상의 배경과 역사’에서 노벨경제학상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1969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제학상 수상자 71명 대부분이 미국인과 영국인이고, 서양인이 아닌 수상자는 인도 출신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이 유일하다. 특정학파의 경제학자들이 대거 수상한다는 점,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상이 돌아갔다는 점 등도 논란거리다. 저자들이 특정 경제학파와 학자에 치우치지 않도록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학 이론도 수상자들의 삶에 녹아들게 하여 한 편의 전기를 보는 것처럼 이해하기 쉽게 지식을 전달해준다. 현대 경제학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 기라성 같은 석학들의 이론과 인류가 걸어온 경제학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