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은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그 변화의 속도를 미처 따라잡기도 전에 또 다른 변화가 닥쳐온다. 속도가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는 우리도 그 속도경쟁에 참여하라고 끊임없이 권유한다. ‘패스트 푸드패스트 패션은 그러한 속도경쟁이 낳은 산업화의 산물이다. 확실히 오늘날 한국이 선진 강국 대열에 올라선 것은 이 속도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까닭이 크다. ‘빨리빨리문화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은 훌륭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회는 쉽게 지치고 각박해진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사람들의 삶에는 여유가 없다. 조급증의 이면에는 현재에 대한 불안감이 담겨 있다. ‘빠름을 요구하는 사회에 몸이 제동을 거는 것이다.

 

이 책은 전작 <사랑을 배우다>를 통해 가슴을 저미는 사랑의 다양한 풍경들을 세심하게 살피며 100만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작가 무무는가 보다 광범위한 삶의 영역을 두루 살핀다. 살아가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인생의 크고 작은 깨달음들을 뺄셈이라는 삶의 자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욕망을 채우기에만 집착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기 전에, 삶의 불필요한 것들을 먼저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음을 울리는 47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뺄셈의 지혜'를 실천하는 다양한 길을 안내받게 될 것이다.

 

경쟁 사회로 내몰린 현대인들이 각종 스펙을 더해 나가고,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권력과 명예에 집착하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현실에 주는 더하기를 멈추고 빼기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는 다소 낯설게 들린다. 그러나 끊임 없이 바닷물을 받아들이기만 해서 결국 죽은 호수가 되어 버린 사해처럼 욕망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도 언젠가 그렇게 생명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뺄셈 철학이다. 뺄셈 철학이란 소중한 것들을 잃기 전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버리는 방식이다. 우리는 필요 없는 것들을 자신의 의지로 비움으로써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복잡한 것을 단순화해서 바라보며, 많아서 넘치는 것들 틈에서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찾아낸다고 말한다.

 

복잡한 기능을 모두 버리고 달리는 기능에 집중하는 지프처럼, 삶 역시도 단순화할 필요가 있 다는 것이다. 아직 원하는 것을 다 채우지도 못했는데 무언가를 버리고 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불안감과 다급함은 인생의 뺄셈을 실천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하고 제하는가감법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다.

 

이 책은 끊임없이 버리는 과정을 거쳐야 삶이 비로소 아름답고 선명해진다고 말한다. 부지런히 버리고 빼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진짜 필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기 전에 불필요한 것들을 먼저 버려야 한다. 아직도 수많은 덧셈만을 반복하면서 나는 왜 여전히 사는 게 고통스러운가를 자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깐 멈추어 서서 마음에 쉼표를 하나 찍으라고 하는 말에 귀를 기울릴 필요가 있다. 만족을 모르고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인의 일상에 잠깐의 쉼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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