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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이순신이 답하다 - 난중일기에서 배우는 시대를 초월한 경영전략
방성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것을 극복하고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더욱 발전하는 반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거대 국가 세력인 중국 바로 옆에 붙어 살면서 몇 천년 동안 동화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 한반도의 역사는 수많은 민족사 중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다. 35년 동안의 일제 식민 시대에 벌어진 민족 말살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어진 남북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약진을 거듭해 온 것이 대한민국 현대사다.
1997년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G20 국가로 도약한 것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유럽의 쇠락과 이웃 일본의 침체를 보고 있노라면 한국인의 이런 능력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궁금해진다.
이 책은 30년간 기업을 이끌면서 무한경쟁의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싸워온 저자 방성택이 이순신의 삶과 자신의 경영담, 글로벌기업의 성공사례를 접목해 현재 위기경영 극복의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탁월한 기지와 영민한 판단력, 우직한 존재감과 백성을 긍휼히 여긴 행정정책 등 이순신의 행적을 좇는 그의 삶 안에 우리가 겪는 위기의 원형과 해답이 있음을 우리에게 전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1597년 9월 우수영 울돌목에서 벌어진 명량대첩에서 13척의 배로 133척의 배를 격파, 세계해전 사상유례없는 대승을 거두면서 누란지위의 나라를 지켰다. 전투를 하루 앞두고 수하 장수들을 불러 ‘必死卽生 必生卽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를 당부한 장군이었다.
이 책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난 이순신의 경영 원칙을 7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전쟁의 기록이 곧 조선의 역사가 되게 한 기록경영, 거북선과 화약 등 승리를 위해 기술개발을 멈추지 않은 창조경영, 탐망군과 첩보를 활용해 전승무패의 성공을 거둔 정보경영, 일기와 장계 등으로 임금부터 장졸까지 정보를 공유한 소통경영, 부족한 자원으로 180척의 판옥선을 건조하고 백성에 피해가 없도록 군량을 스스로 자급자족한 자립경영, 자신의 능력으로 인맥을 구축한 인맥경영, 부하의 성장을 위해 전시 중에도 과거시험을 마련해준 사랑경영이 그것이다.
저자는 총성 없는 경제전쟁터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성공과 애환을 경험하고 “왜 진작 이순신을 만나지 못했을까!”하고 탄식한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피터 드러커나 잭 웰치도 주지 못한 한국형 경영 해법이 이순신의 행적 속에 녹아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임금의 신임도 없고 물질적 자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발휘한 창의력과 기술개발, 리더십과 혁신, 소통과 조직관리, 철두철미한 재무회계 등 21세기 경영의 해법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순신의 삶은 그 자체로 경영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위기의 늪에서 방황하는 삼포세대들과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IMF세대들과 은퇴준비도 하지 못한 채 내 몰리는 베이비붐세대들에게 희망의 등대가 될 것이다. 또한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인과 자영업인, 중소기업인, 대기업 경영인들까지도 이순신에게 위기극복의 지혜를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