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회복 - 심리학이 증언한 하나님의 사랑
에마뉘엘 수사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평생 종교를 갖지 않았던 삼성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전 가깝게 지내던 신부님께 남긴 인생에 관한 절실한 질문 24가지가 있다. 그런데 이병철 회장은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 질문들은 여전히 우리를 인생의 의문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인간에 대한 물음은 우주선이 하늘을 날고 인간 모습을 한 로봇이 만들어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죄, 고통, 불확실성, 죽음, 사후 세계 등 끔찍한 존재상황에 대해 우리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이 전능하다면, 왜 인간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겠는가? 왜 세상에 불의한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겠는가? 이러한 의문은 무신론의 많은 원인 중 하나이며 모든 신학적인 설명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도 악을 방조하는 것이 신의 의지인지 의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떼제 공동체의 에마뉘엘 수사가 18년 동안 수도원 생활에서 거둔 깨달음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으로만 여겨지던 심리학을 이용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을 따라가는 길에 놓인 장애물들을 지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심리적 투사가 하나님의 사랑을 얼마나 왜곡시키는지를 밝히면서 그런 심리적 투사를 걷어내고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명제를 어떻게 삶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신의 문제가 제기되면 누구나 무의식적인 심리적 투사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무의식적인 과정들은 영적인 경험을 방해한다. 이 책을 통해 이런 심리적 투사로 인해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고 재발견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우리가 심리학적인 장애물을 걷어내고 하나님을 바라볼 때에 하나님의 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은 악을 원하지도 허용하지도 않으며,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감춰진 비밀스러운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하고, 우리에게 지금이라도 자신과 함께 사랑을 나누기 시작하자고 손짓하는 분이시다. 또한 우리에게 온유한 사랑을 한껏 베풀어주고자 하시는 선하신 분이시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이라면 사랑받는 사람에게서 자유를 박탈할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상대의 자유를 존중한다. 사랑은 사랑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p.33-34)라고 말한다.

 

저자는 신학자들이 ‘신비의 영역’으로 남겨놓은 여러 의문을 신비주의적인 영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에는 그의 치열한 고민과 집요한 노력이 담겨있다. 그의 탐구는 두터운 심리적 장애물에 갇혀 온전한 믿음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한 크리스천들에게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회복할 때 우리의 삶이 사랑으로 충만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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