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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 -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김진만 PD의
김진만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MBC ‘아마존의 눈물’과 ‘아프리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감상했다. 특히 ‘남극의 눈물’은 지구온난화가 영원할 것 같던 남극대륙에 치명적 위협을 가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펭귄과 바다사자들의 처절하고도 애틋한 장면을 보고 한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이렇게 행복한데 지구반대편 사는 저 사람들은 물이 부족해서 흙탕물을 마시고, 나는 매일 밥먹을 때 마다 고기반찬이 없다고 투정인데 저기 저 사람들은 고기반찬은 커녕 나무와 풀을 뜯어먹는다. 그 후로 한참동안 물 아껴야지 반찬투정 안해야지 했는데 그것도 정말 잠시였었다.
지금 아프리카에서는 물이 없어 죽어가는 가축들이 한 두 마리가 아니라고 한다. 사람들도 물을 마시지 못해 죽어가고, 어떤 산모는 태어난지 몇 일 되지 않은 아이를 씻길 물이 없어 물을 찾다가 결국 더러운 물에 아이를 씻겼다. 그런 모습을 보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깨끗한 물로 매일 샤워를 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3년간 지구 5바퀴를 돌며 세상 속 숨겨진 이야기를 만들어 온 김진만 피디가 대학시절까지 모범적인 생활을 하다가 닭장 같은 고시원에 갇혀 하루 종일 책만 외던 어느 날, 불현 듯 ‘이건 아니다’ 싶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고, 책과 영화를 보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혹해 PD가 되어 16년 동안 가슴 뛰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세상 끝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삶이 결코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가슴이 뛰는 쪽을 택하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아마존 조에족과 남극 황제펭귄, 세상의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밝힌다. 또한 사람이 세상을 위협한다고들 하지만 결국 사람이 희망이기에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자그마한 희망과 치유의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글 한복판에서 원시의 삶을 살아가는 조에족과 혹한의 남극대륙에서 홀로 겨울을 견디는 황제펭귄을 만나고 나서 문명의 혜택 속에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남녀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아마존의 조에족보다 훨씬 가진 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작은 사슴고기를 나눠먹고 남편이 새로 깎아준 뽀뚜루 하나에도 감동하는 그들보다 더 행복한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아무런 불평 없이 남극의 혹한을 견뎌내며 알을 품은 암컷을 지키는 아델리 펭귄들보다 더 우등한 존재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뉴욕부터 로스앤젤레스까지 약 1만 ㎞를 운전하며 대륙 횡단을 했다. 그 길에서 나는 인디언들의 사라진 영화를 만났다. 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인디언들의 삶과 역사를 언젠가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리고 5년 후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남미 아마존 인디언들의 삶 역시 북미 인디언들과 다르지 않았다. 만일 여행에서 인디언들의 삶을 만나고 고민해 보지 않았다면 ‘아마존의 눈물‘은 많고 많은 다큐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참 행복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행복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