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1
허영만 지음 / 월드김영사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3세기 몽골은 당시 세계인구 5억 중 불과 2%(70~100만)도 채 안되는 변방의 작은 나라였으나, 뛰어난 기마군단과 징기스칸의 리더십 및 애국심을 바탕으로 세계를 정복해 100여년간 영화를 누렸다.

 

역사상 최대의 제국을 경영한 징기스칸은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그 사람의 꿈에 불과하지만 여럿이서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이 책은 허영만 화백이 10여 년에 걸친 사료 조사와 2만㎞의 현장 고증을 거쳐 작은 몽골 부족 수장의 아들로 태어난 한 소년이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를 지배한 군주가 되기까지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한 국내 유일의 ‘칭기스 칸 일대기’이다.

 

이 책의 제목인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일생 동안 전장의 중심에서 정복전쟁을 지휘했던 징기스칸을 가리킨다.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징기스칸은 무자비한 학살자나 야만적인 침략자의 대명사였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사료가 몽골에게 패배해 지배하에 놓였던 나라들의 것이어서, 칭기스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나 분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세기 말,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몽골 왕실의 비밀 역사서’ [몽골비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징기스칸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유명 일간지는 ‘지난 1천 년간 세계를 바꾼 가장 위대한 인물’로 징기스칸을 선정했다.

 

이 책은 위대한 정복자 ‘징기스칸’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웅담이 아니다. 몽골 변방 몽골족 수장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동족에게 배신당하고 노예로 사로잡혔다가 가까스로 탈출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원수에게 약탈당하는 등 철저하게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초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인간 테무진’을 자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책에는 허영만 화백이 현지에서 직접 체험한 몽골의 에피소드를 코믹한 삽화, 생생한 몽골 현장 사진과 함께 엮은 취재후기와 본편의 내용을 심도 있게 파고들어 장면 사이사이의 숨겨진 의미를 찾는 Q&A코너 등 부록들이 추가되었다.

 

"‘생존’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숙명이다. 경영자든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테무진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필요한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화백은 작품의 집필 이유를 밝혔다.

 

징기스칸이 생존했던 당시에는 전쟁에서 승리로 얻어 지는 전리품을 왕과 장군들이 독점하던 시대였다. 징기스칸은 철저하게 전리품을 장군과 일반 군사들이 분배하는 제도를 사용하였다.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전리품의 1/3은 미래를 위해 비축해 두고 나머지는 장군과 일반군사들이 나누어 가지는 분배제도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활용하였다. 또한 말치기나 목수와 같은 하급신분출신의 군인들도 능력만 있으면 천호장(유목민족의 천막 1000개를 관장하는 행정군사의 장)에 발탁하는 능력위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하여 살아 있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이 책은 모두 9권으로 출간되어 나온다고 하니 모두 읽어보고 싶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몽골에 가서 징키스칸의 후예들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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