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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묻고 싶은 24가지 질문
정래홍 지음 / 수선재 / 2012년 12월
평점 :
“신은 있습니까?” 나는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지구는 참 빠르게 변해왔다. 우리나라는 백 년 전만 해도 ‘농경사회’였다. 농경사회는 농업·어업·축산업이 기반이 돼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따라 죽느냐 사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당연히 신을 모셨다. 가뭄·홍수·지진이 발생하면 하늘의 신을 위해 몇날 며칠을 기도했고 페스트 같은 무서운 전염병이 돌면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되자 약간 양상이 바뀌었다. 산업사회는 말 그대로 ‘공장’을 기반으로 한 기계문명이었다. 기계는 소나 돼지처럼 병이 걸리지 않았다. 또 가뭄이나 홍수가 와서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일시에 잃어버릴 염려도 없었다. 이러다보니 신만 찾던 사람들이 슬슬 인간중심의 사고를 하게 됐다. 무신론자도 등장했다. 하물며 니체는 ‘신은 죽었다’며 폭탄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충북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 생태공동체 마을 선애빌에서 농사를 지으며 집필활동을 하는 정래홍 씨가 인생의 고통, 선과 악, 신의 존재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지만,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인생의 근원에 대한 24개의 잊혀졌던 질문 등의 내용을 담은 것이다. 저자가 신을 만났을 때 묻고 싶은 독자의 궁금증을 질문하고, 영적 스승을 통해 들은 대답을 다시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글을 엮었다. 저자에게 영적 스승은 15년 전부터 해온 명상 속의 ‘빛과 끌림’이다.
저자는 유년기 어머니의 자살로 큰 시련을 겪었다. 이때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로 삶의 본질을 찾아 나선다. 우연히 접한 호흡과 명상을 통해 신의 존재·종교·영혼·종말 등 인류의 궁금증을 풀어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삼성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전 남겼다는 인생에 대한 질문 24가지를 다시 질문하고, 이것이 자신의 물음이자,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을 찾는 이들, 나아가 모든 이들의 물음이라고 느낀 저자는 자신의 영적 스승님께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신은 왜 인간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지요?”라고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해 “신의 존재를 보여줌으로써 복종으로 믿음을 강조할 단계는 지났다”고 답한다. 그는 “인간의 의식이 성장한 지금은 사물을 분별할 기본적인 수준을 갖추었으므로 ‘자유의지’로 신을 믿고 따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이 같은 형식으로 ‘신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라는데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신은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 ‘영혼이란 무엇인가?’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죽었다는데, 우리의 죄란 무엇인가?’ ‘왜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내버려 두었는가?’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등 24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