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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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기업부도 위기를 겪으며 힘들게 보낸 한 해였다. 사회를 떠받치고 있던 시스템의 기본 토대가 뒤흔들리고 있고, 고도성장 시대의 삶의 방식과 행복의 의미 역시 손상되고 있다. 실업과 비정규직의 양산, 급증하는 자살률은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개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은 작년 1년간 3만 명이 쓸쓸히 고독사했고 한국도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부적합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에 대지진이 강타해 행방불명자를 포함해 2만 명에 가까운 생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후쿠시마에 원전사고가 일어나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일본 전역을 뒤덮어 그야말로 생존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 책은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되어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본 사회, 동북아 문제에 대한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사회에서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유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냉정한 태도,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 호소력 강한 목소리로 많은 팬을 확보한 스타 지식인이기도 강상중 교수가 인생이란 삶이 던지는 물음에 하나하나 답해가는 것이고, 행복이라는 것은 그것에 다 답했을 때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과학에 대한 신앙적 숭배를 지적하며, 합리화를 기치로 발전해온 사회 시스템의 한계가 우연적인 자연 현상과 만나 대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사회에 만연한 불안과 좌절은 대참사를 계기로 임계점을 넘어버렸고 사람들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 현상에 대한 두려움과 현재의 삶을 떠받쳐온 토대가 무너졌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인생이란 인생이 던지는 물음에 하나하나 답해가는 것이고, 행복이라는 것은 그것에 다 답했을 때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한다.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고, 목적으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상중은 행복이나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가면서 살아가는 것, 과거의 축적이 그 사람의 인생이고 지금을 소중히 하며 좋은 과거를 만드는 것이 인생을 소중히 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비관론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때 인생을 마음껏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고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상중은 ‘신생新生의 힘’을 전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렇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소중히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다만 제가 특별히 말하고 싶은 것은, 과거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금을 소중히 하며 살아서 좋은 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p.168)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고통을 겪고 난 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길러 올리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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