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나처럼 소중하다 - 대한민국 최초의 인권대사 박경서, 그가 들려주는 세계 인권 이야기
박경서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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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인권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사람들이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무서운 전쟁과 끔찍한 학살을 겪고 나서부터이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세계 어느 지역 못지않은 인권의 각축장에 서 있다. 살상을 하지 않을 권리, 존엄하게 죽을 권리,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 등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인권들이 위협받고 있다.

 

이 책은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직장을 잃고 한국을 떠나 평생을 인권운동에 몸바쳐온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18년간 스위스에 위치한 국제기구 WCC에서 일하며 전세계 120국을 방문해 기아와 전쟁, 인권 유린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인조적 원조를 진행한 생생한 경험담과 인권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저자는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는 ‘인권’을 초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 수양딸 ‘미치코’와 대화형식을 통해 인권과 세계평화에 대해 이를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엮었다.

 

저자는 1979년 유신정권 말기 용공조작 사건인 이른바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에 연루됐다.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청계공장 노동자들의 일기를 실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부원장으로 있던 저자는 고문이나 실형은 피했지만 한국에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게 되자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국장에 지원하여 1982년 출국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여수·순천 사건’을 경험했고 한국전쟁에서는 외할머니와 외숙부, 외숙모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이 경험을 통해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인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 후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방글라데시, 내전으로 피 흘리는 르완다, 독립투쟁이 한창인 티베트, 민주화 과정에서 상처 입은 미얀마, 강대국의 횡포로 시들어가는 타히티, 서서히 굶어 죽어가고 있는 북한, 그리고 우리 이웃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현장을 넘나들었다. 저자는 “참혹한 전쟁과 학살의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인권을 위해서는 평화 정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무기를 만드는데 사용됐다”는 의심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모르는 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눈으로 인권을 바라보며 평화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UN의 몇몇 조약에 가입돼 권고를 받기도 하고 해외에서 교육받는 사람의 수가 늘었다. 개방을 하려는 징조가 조금씩 보인다.”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권은 먼 나라의 얘기도, 틀에 갇힌 학문도 아닌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해. 나의 권리가 소중하듯 타인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지켜지는 것”(p.184)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하면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평화적인 것이 ‘인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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