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리트윗하라 - 아랍에서 유럽까지, 새로운 시민 혁명의 현장을 찾아서
폴 메이슨 지음, 이지선 외 옮김 / 명랑한지성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2011년은 북아프리카를 비롯한 중동 지역이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리비아·예멘에서 장기 집권하던 독재정권이 차례로 무너졌고, 튀니지와 이집트는 최근 역사적인 민주 선거까지 치렀다. 시리아 등에서 계속되는 저항의 물결은 아직도 ‘아랍의 봄’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청년 노점상의 분신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튀니지 중부의 한 소도시에서 26세 청년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대학졸업 후 직업을 구하지 못해 무허가 청과물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부아지지가 경찰 단속으로 모든 생계수단을 잃자 극단적인 항의 표시를 한 것이다. 부아지지가 숨지자 주변 지역으로 들불처럼 번진 시위는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결국 민중의 요구에 떠밀린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1987년 무혈 쿠데타 이후 23년간 지속된 철권통치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튀니지 국화에 빗대어 ‘재스민 혁명’으로도 불리는 이 혁명은 이후 다른 아랍 국가에 민주화 시위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재스민 혁명의 물결은 이집트를 지나 리비아, 예멘, 시리아를 거쳐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미국에 도착했다.

 

이 책은 현재 영국 울버햄프턴 대학 경제학과의 방문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BBC 방송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인 [뉴스나이트]의 경제 담당 에디터, 여러 전문 잡지와 신문사에서 기업 문제를 담당했으며, 미국,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화와 사회 정의에 관련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기업 및 산업 담당 특파원으로 크록스테스의 총기 범죄, 뉴올리언스의 카트리나 태풍, 교황선거전 등을 취재했으며, 세계를 자본 아래 종속시킨 신자유주의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온 영국의 저널리스트 폴 메이슨은 이 작동 오류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저자는 세계가 왜 이토록 분노하는지, 분노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혁명의 의미는 무엇인지 저항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실체에 다가서려 애쓰며 질문의 답을 찾아간다. 그는 현재의 위기 상황이 "가격 거품의 규모, 세계 자본 흐름의 규모, 투기의 규모, 그리고 생산국과 소비국의 부조화의 규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경제적 통찰을 바탕으로, 미래를 박탈당한 대학 졸업생들과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젊은 노동 계급들이 연대해 사회정의와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 것이 2011년 혁명과 저항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촛불시위의 시발점이 되었고, 이집트 혁명을 이끌었으며, 점령하라 시위를 지속시킨 네크워크화된 개인들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네트워크화된 개인이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에 관심이 없으며, 리더십 없는 산발적인 연대는 쉽게 와해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폴 메이슨은 이러한 파편화된 네트워크의 속성이 소셜미디어의 신기술을 통해 오히려 네트워크화된 혁명을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이 책을 읽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혁명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쁘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응답하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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