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 -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시대정신
최상명 지음 / 푸른숲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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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영화로, 책으로 돌아왔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남영동 1985>는 1985년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잔인한 기록을 담은 실화다. 개봉과 동시 출시된 <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는 민주진영이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대국민 호소문에 가깝다. 지난해 건강 악화로 발표하지 못한 국민제안문을 토대로 해, 역사 속으로 가버린 민주주의자의 ‘진심’이 현실태로 또렷하게 들린다.

 

이 책은 정치학박사 최상명이 국가권력과 맞서 싸웠던 고 김근태 국회의원에 대해 쓴 것이다.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으로 체포됐던 민주투사 시절부터 정치 입문 이후, 정치자금 양심고백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근태의 철학과 비전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특히 1987년 김 고문이 옥중서신으로 강력히 주장했던 ‘1차 민주대연합’의 실패를 거울삼아 2012년 ‘반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 구축’을 통한 ‘2차 민주대연합’을 제안한다.

 

저자는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후배이자 마지막까지 병상을 지킨 절친한 동지이다. 그는 “지금 김근태에게 시대정신을 묻는다면 결단코 ‘정권교체’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그 정권은 신자유주의로부터 국민을 지키겠다는 국가경영 철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는 김 고문의 민주화 운동과 정치개혁 운동, 민주대연합론, 따뜻한 시장경제 ‘경제인간화’, 사회적 대타협 등 이른바 ‘김근태 정신과 비전’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2002년 3월3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김근태는 뜬금없는 양심선언을 했다. “2년 전 최고위원 경선 때 실세인 권노갑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었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양심고백에 박수를 보냈지만, 당내에서는 “혼자만 깨끗한 척한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자살행위였다. 첫 경선장에서 김근태와 눈을 마주치는 이들이 없었다. 그는 정권 재창출을 염원하며 후보를 사퇴했다. 한동안 집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또한 2004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김근태는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지만 역시 또 운동권 후배들이 “청와대와 정부가 정했는데 당론으로 밀어야 한다”고 그를 흔들었다. 시련이었다. 김근태는 파병 반대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찬성표를 던졌다. 그리고 수개월간 자책감에 빠져 지냈다. 김근태를 흔들던 이 중 일부가 국회 표결 때는 ‘개인 소신’이라며 자기는 반대표를 던졌고 지금은 진보정당에 가 있다.

 

2006년 10월은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던 때다. 여야 할 것 없이 북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갈 즈음 개성 방문을 결행하고 “평화가 유지되어야 경제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분단국가이자 정전협정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는 ‘평화가 곧 밥’입니다. 평화가 깨지면 경제가 흔들립니다. 밥그릇이 깨지는 것입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부제는 ‘민주주의 김근태의 시대정신’이다. 김근태는 2012년 ‘제2차 민주대연합’을 제안하면서 ‘반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 구축’을 주장했다. 이것이 김근태의 시대정신이다. 김근태의 ‘시대정신’은 이 시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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