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정치학 - 하버드경제학자가 쓴
알베르토 알레시나 외 지음, 전용범 옮김 / 생각의힘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정치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고 정의한다.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가 곧 정치다. 선거에 이겨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는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일까? 우리 정치인들도 선거철만 되면 소통, 공정, 인권, 복지 등 공동체 생활에서 불가결한 가치를 목청 높여 외치면서 지지를 호소한다.

 

‘새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부름’을 내세우며 대권 도전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야심찬 도전이 23일 기성 정치의 장벽에 막혀 66일 만에 일단 막을 내렸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대선정국은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양자대결로 재편됐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정치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는 알베르토 알레시나와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뛰어난 경제학자 중 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불평등과 가난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식을 검토하고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현 상황에서 복지 제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제도 차이와 그 이유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가별 자료에 대한 꼼꼼하고 체계적인 분석을 기초로 소득 재분배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국가 개입 수준의 차이를 서술하고 이를 정치 제도와 인종적 이질성 등으로 설명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슷한 문화적 종교적 뿌리를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소득 재분배에선 왜 이렇게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인지 그 해답을 찾아 역사, 정치, 사회학부터 심리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 검토한 저자는 미국이 복지국가로서 유럽만큼 발달하지 못한 이유를 정치제도와 인종적 이질성의 두 요인을 들어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에서는 인종적 분열과 미국 특유의 제도들 때문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 계급의식과 같은 사회주의 사상이 퍼질 수 없었다. 대신에 사회적 이동성이 높다는 믿음,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믿음—낮은 수준의 소득 재분배만을 용인하는 시각—이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반면 좌파 세력이 제도를 개혁하고 집권할 수 있었던 유럽에서는 좌익적 사상이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어느 경우에도 이러한 사상이 경제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상은 서로 다른 집단의 정치적 성공이 남긴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p.353)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도 소득 재분배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미국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고, 운이 없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유럽에선 불운한 사람에 대한 도움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차이야말로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게 되었고, 미국과 유럽이 보이는 사회복지지출의 차이에 대한 경제적 설명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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