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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고 - 현대인들의 부영양화된 삶을 꼬집어주는 책
엘리자베스 파렐리 지음, 박여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현대사회에서는 모두가 행복을 추구한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발전을 당연시하며 누구나 이를 위해 숨차게 달린다. 하지만 그럴수록 도리어 사회 전반에는 어느새 행복 불감증(무기력증, 무감증)에 걸려 일상생활 속에서 주어지는 진정한 행복의 가치나 의미를 잃어버렸고, 우울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물욕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은 매사에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처지를 비관하는 청소년과 청년들, 경쟁사회에 치이고 성공주의에 몰두하는 장년층, 당장 앞날의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노년층 등, 행복을 좇는 열기에 비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 책은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칼럼니스트이며, 오클랜드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런던과 브리스톨에서 건축 실무를 보다가 시드니 대학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시드니 대학에서 겸임 부교수직을 맡고 있는 저자 엘리자베스 파렐 리가 현대인들이 만들어진 이미지에 갇혀서 잘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분해해서 펼쳐 보여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하는지, 더 많은 것을 위해 정작 소중한 하나를 놓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자고 권한다. 또한 친환경적인 삶은 녹색으로 보이는 삶이 아니라 인공적이고, 변형되고, 밀도가 높은 도시의 삶이라고 주장한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사람들은 자유의 부재가 아니라 자유의 과잉으로 말미암아 고통 받을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초고도 산업의 딜레마인 과잉 선택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1장 ‘육체의 갈망: 지금 당장, 전부를 원하다’에서 정신과 의사들에 따르면 오랫동안 비만이었던 사람은 몸무게가 갑자기 줄어들면 공포심을 느끼는데 뚱뚱할 때는 몸무게를 줄여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지방 덩어리가 사라지면 마치 방어막이라도 잃은 것처럼 불안함과 나약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몸에 지방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지방이 쌓이게 되면 보기도 않좋고 건강도 위협하게 된다.
저자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지도 않은 지방이 사라진 것 뿐인데도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사라진 것인양 불안해 하듯이 현대인은 ‘여분과 잉여’가 없으면 절망적인 공포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사실상 현대인들이 행복이라고 믿고 끊임없이 갈망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바로 이런 지방 덩어리와 같다.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에는 행복추구권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문화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하는지, 더 많은 것을 위해 정작 소중한 하나를 놓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