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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용기, 세상을 바꾸다
로라 스캔디피오 지음, 부희령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성경에 보면 “두려워 말라”는 말씀이 있다. 용기 있게 살라는 뜻일게다. 예수님은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33)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살다간 용기 있는 삶을 우리도 따르라는 뜻일 것이다.
용기란 무엇인가? 다윗은 자신의 죄를 지적하며 책망하는 나단 선지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삼하 12:13)고 고백함으로, 요나 선지자는“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욘 1:12)고 외침으로 참다운 용기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은 ‘우리가 따르는 지도자나 법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독재와 인종주의, 핵 위협과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박해에 맞섰던 이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정의롭지 못한 것들에 대해 과감하게 “안 돼”라고 말하는 법을 일러준다.
우리는 용기 있는 사람을 칭송하면서도 우리 자신이 ‘용기 있는 자’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에게 말대꾸 한 번 못하고 속만 부글부글 끓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에 소개된 주인공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정직하게 대면했고, 누구보다 먼저 용기를 내어 외쳤다. 그들이 걸어간 역사의 순간들을 따라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감동에 흠뻑 젖는다.
나치의 폭압에 거세게 항거한 소규모 학생 조직 백장미단은 독일 학생들에 의해 결성됐다. 남매 한스와 소피는 나치의 폭정을 비판하는 전단을 만들어 배포했고, 끝내 체포됐다. 재판, 사형언도, 사형집행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이들의 활동이 알려져 대규모 저항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 한 나치의 조치였다. 소피가 먼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단두대에 섰고, 한스는 단두대의 칼날이 내려오기 직전 외쳤다. "자유 만세!" 그들과 함께했던 교수와 동지들도 줄줄이 검거돼 사형당함으로써 백장미단은 해체됐다. 젊은 학생들이 이렇게 용감하게 행동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로자 파크스는 흑인이 앉는 좌석을 정해 놓은 버스에서 백인만 앉을 수 있는 앞자리에 당당히 앉았다. 그로 인해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밖으로 나온 로자는 버스 승차거부 운동을 주도하게 된다. 이에 대한 백인들의 복수는 폭력적 보복행위로 이어졌다. 하지만 마침내 인종차별이 사라진 버스가 다니게 되었고 곳곳에서 저항운동이 일어났다.
아웅 산 수치는 미얀마 군부 독재에 맞서 15년간 가택 연금을 당했다. 해외에서 가정을 꾸렸던 수치는 어머니의 병환으로 고향을 찾았다. 그때 민주화운동의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구소련의 억압 속에서 도덕적 지식인의 참모습을 실천한 안드로이 사하로프,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백인의 양심 헬렌 수즈먼, 고통받는 민중의 절규에 귀 기울인 성자 오스카 로메오 등 이들은 모두 불평등과 불의, 폭력에 맞서 용감하게 ‘아니요’라고 말한 사람들이다. 평범했던 이들의 작은 용기가 세상에 큰 울림을 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