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강원택의 미래토크 - 하이브리드 신인류의 탄생!
곽승준.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는 학문뿐만 아니라 사회 분위기도 융합과 조화로움을 요구한다.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IT 분야만 하더라도 기술과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의 감성을 결합시키는 ‘하이브리드 시대’다. ‘하이브리드’란 전혀 다른 성질의 두 가지 요소가 어떤 극적인 순간에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서로가 갖고 있는 단점은 버리고 양자의 장점이 만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환경 친화적인 전기 모터와 충전이 필요하지 않은 내연기관을 동시에 갖춘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최첨단의 전자 기술에 아날로그적 감성과 인문학 요소를 탑재한 갤럭시 폰과 아이폰은 기술 융합의 좋은 사례다.

 

이 책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나눈 ‘미래 토크’를 담은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펙 쌓기에 골몰하면서도 정치적 집회에 나가 목소리를 높인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유대감에도 눈길을 둔다.

 

저자들은 디지털 융·복합 기술을 받아들인 젊은 세대가 기존의 이념 체계와 행동 방식의 장점을 취합해 새로운 사고를 하고 있으며 이를 따라 기성 세대의 사고 역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수를 표방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진보라 칭하면서도 물질적 욕망에 충실한 새로운 계층이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쿨(Cool) 보수’와 ‘강남 좌파’다.

 

저자는 자신을 ‘쿨 보수’의 기수라고 평가하면서 “디지털 융·복합 시대가 낳은 하이브리드 신인류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지금 온 국민이 조화롭게 번영하는 생태계 국가의 미래가 베일을 벗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고 하면서 “이 책이 그 시간을 대비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p.11)고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꼬집으며 ‘하이브리드 신인류’의 역할에 대해 말한다. 그동안 한국 정치가 지역주의라는 조커 카드만 내보이면 당선되는 판이었다고 지적하고, 지역주의에서 자유롭고 정치적 규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청년의 미래가 달린 일자리다. 이들은 앞으로 정부나 업계가 만들어진 일자리를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창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에반젤리스트(플랫폼 전도사)’나 시너지를 컨설팅하는 융합전문가 등이 하이브리드 시대의 맞춤형 사례다. 곽 위원장은 “콘텐츠·시스템 반도체·바이오 헬스 분야가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 책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의 대사 한 대목이다. “우리나라 애들은 참 착해요. 프랑스 애들은 일자리 안 준다고 막 폭동 일으키고 난리던데, 우리는 다 지들 탓인 줄 알아요.” 대통령을 포함해 여권 인사들이 ‘왜 도전하지 않느냐’며 청년 실업자들을 낙오자 취급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발전한 모습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지나치게 이념을 내세우는 정치인을 싫어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국민의 삶 속으로 굴러가야 한다”고 실용을 강조한 것이 대선을 앞둔 지금 얼만큼 설득력을 가질지 지켜보면서 이 책을 신인류 청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