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불공평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은 떵떵거리며 부자로 살고, 어떤 사람은 끼니 걱정을 해야 할 만큼 가난한 생활을 한다. 나라 밖을 봐도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에 찌들어 있다. 우리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반세기 만에 원조를 주는 나라로, G20의 당당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여 저개발국가의 성공 모델로서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나라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어떤 나라는 잘사는가.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학자이자 MIT의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학교의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슨이 함께 쓴 책으로 ‘왜 그토록 여러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는지’ 더 나아가 오늘날 ‘번영과 빈곤, 세계 불평등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지’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오늘날 지구촌의 내로라하는 부자나라는 물론이고 로마제국과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영국과 프랑스, 구소련, 개방 이후의 중국, 남미와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동시대 역사와 제도를 비교하며 저자들이 찾아낸 세계 불평등의 요인은 한마디로 제도다.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는지는 정치적 선택이 좌우한다고 본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가 국가의 성패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한다.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며, 신기술과 기능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정치·경제 제도를 갖춘 나라만이 가난에서 벗어나 부를 일굴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지배계층만을 위한 권위적이고 수탈적인 정치 제도를 기반으로 한 착취적 경제 제도로는 정체와 빈곤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특히 남한과 북한을 예로 들어 정치적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남한은 ‘포용적 경제제도’를 선택하여 박정희 정권하에서 수출과 혁신을 장려하고 공공재를 제공한 반면, 북한은 ‘착취적 경제제도’를 고집하여 탄압과 통제를 위해 권력을 휘둘러 실패를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국가가 경제적으로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 ‘착취적 제도’ 때문이다.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실패한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각 나라의 역사와 사회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착취적 제도가 계속되는 이유는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서로 지탱해줌으로써 점진적인 개선을 방해하는 엄청난 장애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정치와 경제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큰 통찰력을 얻게 된다. 이 책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에는 700페이지나 되는 부피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으나 책을 직접 읽어보니 재미가 쏠쏠하다.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아 보통 사람들도 쉽게 빨려들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촌 여러 나라의 앞날을 가늠하는 데에도 유용한 사고의 틀을 제공해 주므로 더불어 잘사는 열린사회를 만들어가려는 분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므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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