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데이비드 디살보 지음, 이은진 옮김 / 모멘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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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뉴스를 접하기가 무서울 만큼 자포자기 심정에서 벌어지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소위 ‘묻지마 범죄’를 비롯해 학교폭력, 성관련 범죄, 자살 등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들 범죄자들의 유사점을 찾아보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경쟁사회에서 밀려나 더 이상 기댈 곳도, 잃을 것도 없는 막다른 골목에 선 절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공격적인 감정과 자포자기 심정에서 극단의 행동과 선택을 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범죄들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빈번하게 발생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급속한 가정의 해체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그래서 요즘 심리학 저자들이 씨름하고 있는 문제는 바로 유혹하는 뇌의 힘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과학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디살보가 듣기 좋은 달콤한 위로 대신 냉철한 뇌의 인지과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방지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비슷비슷한 자기계발서들의 긍정메세지를 부정하며, 우리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학계발서’다. 책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뇌의 다섯 가지 성향을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오류를 통해 보여준다. ‘행복한 뇌, 완벽한 뇌’에 대한 기대와 신화가 무너지는 동안, 우리는 일상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뇌의 꼼수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겉 표지에 보면 ‘욕먹어도 그때 거절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 사람한테 연락처라도 한번 물었어야 했는데’, ‘한 번만 더 참았으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갔을 텐데.’라는 글귀가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들은 후회한다. 하지만 이 모든 잘못된 결정이 ‘내’가 아닌 ‘뇌’가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5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뇌는 발전적일 것이라는 착각’에 대해서, 2부는 ‘뇌는 치밀할 것이라는 오해’에 대해서, 3부는 ‘뇌는 성실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 4부는 ‘뇌는 주도적일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서, 5부 ‘뇌는 스마트할 것이라는 환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특히 각 장을 통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뇌의 다섯 가지 성향을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오류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뇌가 이성적, 합리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뇌는 오히려 본능적이다. 아주 먼 과거, 사람은 자연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빨리 판단해 움직여야 했고, 뇌도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여전히 사냥하는 뇌다.

 

저자는 최대한 전문 용어를 배제하면서도 다양한 실험과 일상에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뇌의 성향과 뇌가 활동하는 방식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당신을 조종하는 뇌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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