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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독일 대통령은 왜 지금 자유를 말하는가
요아힘 가우크 지음, 권세훈 옮김 / 부엔리브로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전쟁을 경험했던 세대들이 가고 나면 누가 우리 역사를 기억할까?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분단국가이다. 6·25전쟁은 휴전 상태로,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해마다 방송되는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나라의 문제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을 보며, 왜 우리는 북한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없는지 묻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설명을 해줘야 할까?
전쟁과 전후 시대를 경험한 우리 세대에게 자유는 경제적 가난에서 벗어난 여유, 억압받는 정치에서 벗어난 주권 확보였다.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공공 분야의 자리에 앉히고, 책임과 도덕성, 관용을 지닌 지도자를 선출함으로써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의 모델을 완성해가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이 책은 구동독에서 신학을 전공한 후 목사로 활동하다 구동독 비밀경찰의 문서를 관리하는 연방담당관, 그리고 독일 대통령이 된 요하임 가우트의 <자유>에 대한 연설을 담은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재는 오래,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오늘까지도 쿠바나 북한의 공산주의 독재가 존재하고 있고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의 폭압적 독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거리로 뛰쳐나와 그들 자신이 민중으로 존재함을 온전히 자각하고 주장하는 비판적인 군중이 없기 때문입니다.”(p.20)라고 하면서 “우리는 속박당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명령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를, 더 나아가 우리의 규범을 스스로 만들고 그것에 따라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열망합니다.”(p.24)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서독 통일에서 우리나라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동서독 통일은 남북한이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을 잘 아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사실, 동서독 통일은 그 동안 인적 물적 교류는 물론 서로 상대방측 TV까지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음으로써 동서독인들이 공동 문화권, 공동 생활권을 향유할 수 있음으로 인하여 서로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서독 정치 지도자들은 대내적으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발전시켜 왔으며, 그 바탕 위에 국민의 자유를 신장시켜 왔고, 물질 생활을 고르게 영위할 수 있도록 리더쉽을 발휘해 왔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도 민주개혁과 균형 발전의 지속적인 추구를 통해 계층간, 노사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을 극복하고 선진 민주 복지 사회를 건설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도 산업 국가로 지향하는데 있어 큰 리더쉽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2012년 12월 19일 향후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의식이 높아질수록, 세상이 투명해질수록, 살기가 빡빡해질수록 지도자를 보는 척도는 까다로워지기 마련이다.
나는 희망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건강한 대통령을 꿈꾼다. 과중한 업무에도 지치지 않고 언제나 밝은 표정을 짓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모두 함께 힘을 합쳐서 헤쳐나가자며 앞장서는 용감한 대통령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