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음 / 생각의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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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늘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은 철학적 질문인 동시에 종교적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연결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따라서 우리의 정체가 규정되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도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수 최희준씨의 하숙생이라는 유명한 노래가 있다. ‘하숙생’은 주제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 없이 흘러서 간다.’

 

이 책은 서울대 ‘명품 강의’로 유명한 서울대 화학부에 제직중인 저자 김희준 교수가 ‘자연과학의 세계’를 진행해오면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현대과학의 해답을 들려준다. 과학의 세계를 종교와 철학, 문학, 예술, 경제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곁들여 누구나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고갱의 그림 제목이기도 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철학적이고도 종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현대 과학은 이 존재론적 물음에 대해 나름대로 답변을 내놓는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철학은 아직 답을 찾고 있고 여러 종교도 나름대로 답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과학이 최근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137억년 전 빅뱅 우주에서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은하계, 빛의 스펙트럼, 외계 생명체, 호모 사피엔스 등 진화의 장구한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로마의 카이사르 장군, 토끼와 거북이 경주 등 과학과 결부된 다양한 철학적 얘기까지 흥미롭게 전해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종말에 대해서 “태양은 약 50억 년 전에 태어났는데, 이때 약 100억 년 융합해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정도의 수소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서 “약 50억 년 후에 수소가 다 고갈되면 주계열성인 태양은 적색 거성으로 바뀐다.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면 100배 정도까지 커지는데, 그때가 되면 태양 표면이 수성을 넘어서고 지구 표면 온도는 수백 도에 달해서 그 전에 이미 모든 생명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p.224) 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달나라 여행을 꿈꾸던 이름다운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우주의 신비한 매력에 푹 빠졌던 소년이 어른이 되어 현대 과학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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