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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사회 - 솔깃해서 위태로운 소문의 심리학
니콜라스 디폰조 지음, 곽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을 루머 공화국이라고 한다. 온갖 루머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돌아다니며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 너무 쉽게 내뱉고 너무 함부로 떠든 말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모른다. 요즘은 정치인과 연예인, 기업, 평범한 일반인들까지 근거 없는 루머에 휩쓸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SNS의 발달하면서 루머가 퍼지는 속도와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됐다. 누구나 루머의 가해자가 되기도,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다.
특히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정치권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풍조가 대한민국의 중대한 일을 망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많은 루머들 중에 너무 나 잘 알려진 것은, 오직 한명뿐인 여성후보로써 치명적임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어 여러 곳으로 퍼지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그 사이에서 나온 사생아 루머이다.
근래에는 대선 유력 후보 박근혜의 조카라고 잘 알려진 은지원이 그 사생아가 아니냐? 라는 식의 뜬소문이 불거져 나왔는데, 이는 대선 후보로 출범한 박근혜 후보는 물론이고 방송계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 은지원에게도 공인으로써 치명적인 유언비어였다.
이 책은 세계적인 루머 전문가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니콜라스 디폰조 박사가 많은 사례를 통해 루머의 메커니즘을 철저히 해부한 책이다. 누가 소문을 만들며, 어떻게 소문이 퍼지는지? 왜 사람들은 소문을 믿게 되는지 루머에 관한 지식을 풀어냄으로써 루머를 둘러싼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준다.
저자는 루머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인간의 속성, 사회적 인식, 역사적 사건 등의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또 자판기 주변, 전화기 옆, 인터넷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상호작용의 공간을 통해 소문이라는 현상이 인간의 심리와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지도 자세하게 다룬다.
몇년 전에 배우 고소영이 모 재벌가 아들의 아이를 낳은 후에 소문을 피하기 위해 장동건의 빚을 해결해주고 그와 결혼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이에 대해 침묵하던 고소영은 SBS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처음엔 장난치고는 심하다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더라. 여자로서 수치스러웠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저자는 “정말 루머는 나쁘기만 하며, 이를 통제할 수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루머가 생기고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루머의 속성을 정확하게 안다면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루머가 발생했을 때는 헛소문이라고 무시하거나 방관하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루머를 듣는 사람들 역시 사실 확인을 통해 스스로 중심을 잡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선을 앞두고 그 어느 때 보다도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 때에 이 책을 읽은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루머에 대한 장․단점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나쁜 소문’에 휘말리더라도 반박만 잘하면 ‘역전’도 가능하며, ‘좋은 루머’는 재미와 지혜까지 제공해준다. 이 책을 통해 세계를 뒤흔든 각종 루머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