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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으로 시작하는 스무 살
차병직 지음 / 홍익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독서란 글자 그대로 ‘책을 읽는다’,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독자가 책 속의 필자와 만나서 의사를 소통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며, 또한 문자의 지각, 어휘의 이해, 구조의 파악, 내용의 분석, 종합·비판 등의 과정을 통해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지적 작용이다.
독서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꼼꼼하게 읽을 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을 수도 있다. 머리말과 목차만 훑어도 어쩔 수 없고, 제목만 읽는 독서법도 있다.
나도 책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나는 돈이 생기면 무조건 책을 샀다. 내 사무실의 벽면은 물론, 바닥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 책으로 뒤 덮혀 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몇 천권은 될 것이다. 내 사무실에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인사말처럼 하는 질문은 “이 책, 다 읽었어요?”라는 것이다. 책을 소장한 사람이 그 책을 읽었는가 하는 궁금증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차병직 변호사는 법무법인 <한결>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출판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였고,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정책자문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우리 사회의 인권과 사회 문제를 개혁하는 데 노력해 온 인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치바나의 14가지 독서법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 “첫 번째는,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10만 권 전후의 장서가인 다치바나에게, “다치바나 씨, 어떤 책을 읽을까요?”라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다.”라고 하면서 “즐거움을 목표로 한다면, 자기 취향에 맞는 아무 책이나 집어 읽으면 된다.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기 위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모든 분야의 책을 고루 읽되,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책은 철저히 읽고, 어떤 책은 훑어 넘기고, 또 어떤 책은 제목만 읽을 수도 있는 법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피천득의 수필집 ‘인연’에 대한 글에서 “그 책은 나의 다락방에서 섭취한 자양분이었다. 다락방이란 지난날, 그러니까 사회로 뛰쳐나오기 전까지의 칩거한 장소를 의미한다. 세상을 두 발로 걸어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정신적 다락방이 있게 마련이다. 그 속에서 중학생인 나를 들뜨게 했던 산호와 진주도 발견했고, 더 시간이 흘러서는 금강석도 얻었다.”고 말한다.
피천득의 수필은 여전히 명편으로 우리 곁에 있지만, 어떻게 보면 향수처럼 느껴진다. 요즘 젊은이들은 피천득의 수필을 잘 읽지 않는다. 다시 넘겨보아도 그 수필들은 아름답고 단아하지만, 감상적이며 여리고 조금은 유아적인데다 한가롭다.
오랜만에 단비가 내린다. 기다렸던 비가 오니 시들었던 고추와 가지, 그리고 상추가 생기를 되찾는다. 책벌레 변호사 차병직의 독서일기를 읽은 나도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듣는다. 마음 건강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선정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읽고 싶었던, 혹은 이미 읽었던 책들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감상들이 색다르고 깊이 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게 해 주어 좋았다. 각장의 뒷부분에는 ‘함께 읽을 만한 책’이 있어 읽은 책은 다시 생각나게 하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