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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한 경제학은 없다 - 부자들이 감추고 싶어 한 1% vs 99% 불평등의 진실
스튜어트 랜슬리 지음, 조윤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가 겪고 있는 양극화 문제는 1997년 IMF 사태이후에 급격하게 가속화되어 대한민국 사회는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공황의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세계 경제는 더블 딥의 우려 속에 여전히 벼랑 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재정위기는 유로존 붕괴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미국 또한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말해주듯 경제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변명을 하면서 빈부 격차의 문제는 외면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유럽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에 들이닥친 위기가 한국 사회를 또 다시 뒤덮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자이자 금융 저널리스트, 유명한 TV 제작자인 저자 스튜어트 랜슬 리가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왔던 불평등의 증대가 경제 메커니즘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심각한 부의 불평등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상위 1%가 부를 쌓기 위해 저질렀던 수많은 꼼수들에 대한 사례, 혁신과 경제 회생을 가져오는 데 실패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을 고발하고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롭고 근본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불평등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제분석가들이 조사한 결과 미국의 상위 1% 소유 재산이 1976년 19.9%에서 2007년에 34.6%로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한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절정을 이루었던 2009년 월스트리트의 평균 보너스는 사상 최고액에 가까이 근접했다. 2010년에 1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는 2007년보다 28% 늘어난 1210명을 기록했다. 1000명이 약간 넘는 개인들이 미국 경제 생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자산을 가진 것이다.
이 책은 백방으로 노력해도 수렁에서 헤어나기 힘든 99%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여 도움을 준다. 우선 ‘주주 가치 추구’라는 유일한 사업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위해 오직 수익만 쫓는 ‘잭 웰치식 자본주의’를 버리고 대중의 이익과 시장의 자유 사이에서 더 적절한 균형을 찾는 모델을 도입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단체교섭권 확대, 부자 증세, 무역과 생산 투자에 집중하도록 금융계에 더 많은 제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하여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교훈은 명백하다.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 불평등은 각국 경제를 낭떠러지로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까지 방해하고 있다. 하지만 평등 사회가 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된다.
이 책을 읽고 부의 집중과 불평등 현상, 그리고 관련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등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하여 살펴보았다. 이 책은 미국과 영국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국내와 상황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다만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양극화이고 정치의 해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수렁에 빠진 경제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분들에게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