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 1
류은경 소설, 이환경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학교에 다닐 때 ‘무신 정권’에 대해서 배운 기억이 난다. ‘무신정권’이라고 하면 고려 후기 무신들에 의해 문·무 제반의 정치권력이 행사되던 1170년(의종 24)부터 1270년(원종 11)까지의 시기에 정중부 등에 의한 무신란에서 비롯된 특수한 형태의 정권을 일컫는다.

 

나는 요즘 MBC 대장경 천년 특별기획 드라마 ‘무신’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동안 역사 드라마는 빼지 않고 다 보았는데 ‘무신’은 그 어떤 드라마 보다 손에 땀을 쥐고 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재미가 있다.

 

이 책은 1200년대 강력한 무신정권이 휩쓸었던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약 60여 년간 황제를 대신하여 무소불위로 통치해오던 최씨 정권을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노예 출신이었던 실존인물 ‘김준’의 일대기를 엮은 소설이다. 그 당시 신분고하가 매우 엄격하던 때였는데 비천한 노예 출신이었던 김준이 승려를 거쳐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을 바탕으로 권력을 향한 사나이들의 투쟁과 야망,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1980년 TV 드라마 작가로 입문한 이후 <태조왕건>, <용의 눈물>, <제국의 아침>, <연개소문> 등으로 유명한 이환경 작가가 생생하게 그린 것이며, 소설은 <이산 정조대왕>, <선덕여왕>으로 이 시대의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 류은경 작가가 집필한 것이다.

 

이 책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 나와 있는 인물열전을 기본 사료로 한 것이기에 허구가 아닌 실록에 나온 역사적 사실일 뿐 만 아니라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통하여 무신란의 원인을 살펴보면 고려사회가 문벌귀족들에 의한 문신중심의 정치가 행해져왔으므로 무신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있었다. 무반은 정3품직인 상장군을 최고직으로 했고, 2품 이상직의 재상직에는 올라 갈 수 없었고, 재상직은 문신이 모두 독점하다시피 하였고, 군대의 최고지휘통솔권은 문신이 장악하였다.

 

또한 무신란에 적극적인 협조를 했던 군인들의 불평·불만도 컸다. 이들은 전시에는 물론 평상시에도 공사에 동원되었으며, 심지어는 댓가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고, 멸시·천대를 받으면서도 무신들의 세력은 성장하고 있었던 차에 문신세력과 국왕간의 권력에 대한 갈등과 마찰이 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최충헌의 독재체제는 정권을 자손에게 세습하게 함으로써 4대 60여 년간의 최씨 정권을 형성하게 하였다. 최충헌의 뒤를 이어 최우가 독재체제를 더욱 강화했고, 다시 최항·최의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우가 집권한 지 10여 년만에 몽고가 계속 침입해 오므로 최씨 정권은 많은 시련을 겪었다. 마침내 1258년 별장 김준과 대사성 유경 등이 최의를 제거하고, 최씨 정권을 타도하였다. 그리하여 실권은 무신 김준·임연·임유무 등이 차례로 행사하게 되었다. 김준은 최씨 정권을 타도하고, 최씨 정권 이래 무신 집권자가 지니는 교정별감에 임명되어 정권을 좌우하다가 1268년(원종 9) 임연에게 암살을 당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조들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철갑보다 단단한 민족자존과 저항정신으로 무장하고 몽고와 맞서 싸우던 투쟁정신은 오늘 우리나라 군인들에게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책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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