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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에는 호랑이처럼 약한 자에는 비둘기처럼 - 스코필드 박사 자료집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지음, 김승태 외 엮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2년 4월
평점 :
스코필드 박사의 인품을 한 마디로 압축한 <강한 자에는 호랑이처럼 약한 자에는 비둘기처럼>을 읽게 되었다. 책의 부피가 64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인데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스코필드 박사는 세계적인 수의학자로서 1916년 해외선교를 자원하여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에 선교사로 왔다. 그는 세브란스 의과대학학에서 세균학 교수로 일하였는데, 3·1 운동이 일어나기 직전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었던 이갑성으로부터 독립선언문을 보게되고, 파고다 공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독립만세 현장의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사진 기록으로 남겼으며, 일제의 비인도적 한국인 탄압에 맞서 일본인 고관들을 찾아가 항의하고, 언론에 투고하여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고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3·1 독립운동의 민족대표 34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1919년 4월 15일 수원 남쪽으로 50리 가량 떨어져 있는 제암리 마을에 군인들이 들어와 기독교인들과 천도교인들을 전달할 말이 있으니 교회에 모이라고 명령하여 23명의 남자들이 교회로 들어가 앉았다. 곧 군인들은 교회를 둘러쌌고 창문을 통하여 교회에 불을 질렀다. 뛰쳐나오려고 하는 사람들을 총검으로 찔러 죽이고 총으로 쏘아 잔인하게 죽였다. 스코필드 박사는 감시의 눈을 피해 제암리 일대의 현장을 사진에 담아 전 세계에 알렸다. 그에게 카메라는 총이었고, 타자기는 칼이었다.
또한 만세운동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를 만난 것은 물론 애국부인회 사건으로 잡힌 사람들을 옥중 방문하였고, 전국의 형무소를 돌며 구국열사들을 위로하였다. 그러나 고등계 형사의 밀착감시, 암살 미수 등 일본의 전방위 견제와 캐나다 선교회와의 갈등으로 반강제로 캐나다로 귀국하게 되었다. 캐나다에 돌아간 후에도 국제 언론에 한국에서의 일본의 만행에 대한 기고를 계속하였고, 이에 일본은 한국에서의 무단통치와 문화 말살 정책을 다소 완화하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일제강점기 스코필드 박사의 보고서 및 기고문’에서는 스코필드 박사의 일제 만행 보고서와 식민지 한국의 상황에 대한 영자 신문 기고문, 국내 신문 기고문을 실었다. 2부 ‘해방 이후 스코필드 박사의 기고문’에서는 스코필드가 은퇴하고 한국에 다시 와서 국내의 언론에 기고했던 당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충고, 현대 사조에 대한 감상 등 다양한 내용의 기고문들을 한데 모았으며, 박정희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군인교회에서 열린 취임축하예배에서 드린 “박정희 신임 대통령을 위한 기도문”을 실었다. 3부 ‘스코필드 박사에 대한 회고’에서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의 스코필드 박사에 대한 회고의 글들을 실었다. 4부 ‘스코필드 박사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는 스코필드 박사에 관한 주요 연구 논문 4편을 발표 연대순으로 실었다.
이 책의 제목 ‘강한 자에는 호랑이처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일본의 식민정책을 비판하며,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그의 불굴의 정신’을 보여주며, ‘약한 자에는 비둘기처럼’은 고아와 과부, 병자, 빈자를 돌보는 선교사로서의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하여 이 시대 젊은이들이 스코필드 박사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도덕적 용기, 넓은 세계관을 정신적 받침목으로 삼아나간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로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