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월의 아침
한희수 지음 / 은(도서출판)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남대학교에서 김종구 교수에게 문학을 배우고, 아내를 만나 세상을 사랑하게 된 한희수가 2012년 현재 대학에서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쓴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중부신학대학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이야기부터 전개된다. 이 학교는 그동안 학생문제로 속 썩는 일은 없었다. 교수들은 각자 자신들이 맡은 일을 처리했고, 학생들은 데모를 한 일도 없었고,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거나, 서로 싸우는 일 한번 없었다. 그런 학교에서 투서 사건이 일어났다.
하상란이 투서에 쓴 내용은 “강지영이 교수들에게 성상납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남자 학우와 더불어 대가성이 있는 성관계를 가졌고, 교수들에게도 성상납을 하여 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이 큰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 소설은 이 사건을 세 가지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엮어간다.
이혼 경험을 갖고 있는 강지영이 한 남자를 유혹하여 성 관계를 가지게 되고 그 일로 돈을 받았으며, 갖가지 나쁜 소문이 퍼져 그 여인이 다니는 신학교에서 조사를 하게 되었고 조사 과정에서 에덴 모텔과 기도원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을 알게 되고 혼수 자금으로 400만원을 준 후 싸우게 되었고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런 일이 신학교에서 일어났으면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잘 해결했어야 하는데 신학교에서 좋지 못한 소문을 듣고 조사를 하고, 징계위원회에서 하상란을 징계한 것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을 데리고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이 여인을 돌로 치리이까 할 때,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한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떤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분노하고 좌절하기보다는 무릎부터 꿇어야 했다. 우린 누구나 죄인이겠지만 그래야 의롭다 여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소설에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다.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는 있었다.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그러나, 그래서 하나님이 세상을 위해 죽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고 하는데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주의 종, 하나님의 사자니 하며 떠드는 목사들, 그들이 구원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의 정신이랄까, 혹은 사상이랄까 하여간 정상이라고 보기가 매우 힘들다. 소설의 제목을 왜 ‘유월의 아침’이라고 했는지가 궁금하다. 난 이 소설을 처음 읽을때 6.25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완전히 빗나갔지만, 또한 내용은 하필이면 일반학교도 많은데 ‘신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성’적인 문제를 다루고, 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조롱하듯이 한 것을 보면 저자 자신의 삐뚤어진 어떤 신앙적인 이유에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하여간 소설을 읽고 나서 기분이 유쾌하지 못했다는 솔직한 나의 마음을 저자에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