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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하라 - 세계를 뒤흔드는 용기의 외침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유영훈(류영훈) 옮김, 우석훈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2011년 9월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 자본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들은 거대 투자은행의 오만과 부패, 국민보다 기업이 우선인 정부 그리고 61%의 부를 차지하고도 탐욕을 멈추지 않는 상위 1%를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점령하라!” 그리고 그 시위는 미국과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유명 인사들인 마이클 무어 감독,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 배우 수잔 서랜든의 지지도 이어졌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이 시작되고 처음 몇 달간 일어난 일을 ‘시위자’들이 직접 기록한 책이다. 월가 점령 운동에 참여한 ‘99퍼센트’ 사람들의 글과 사진, 직접 목격한 내용,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 같은 세계적인 학자와 리베카 솔닛 등 깨어 있는 지성인들이 기고한 글과 현장 연설문을 저명한 사회비평 잡지 ‘n+1’이 묶은 것이다.
그러면 ‘월가점령시위’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1980년대부터 이어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시장의 자율성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금융시장의 규제가 풀리면서 금융기관들이 수익을 높일 기회를 얻게 되어 각종 파생상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느슨한 규제로 금융기관들은 탐욕에 빠지기 시작했다. 또한 부시 정부에서 오바마 정부까지 월가의 은행들은 2조 3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경영진들은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는 등의 불평등에 대해서 분노하는 폭발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컬럼비아대 교수이며, 유엔사무총장 경제특보인 제프리 삭스는 “월가 은행들은 우리를 바보취급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무슨 짓을 하는 지 다 알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외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로 99%,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월가점령시위’를 통해서 두 개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았다. 하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본주의체제도 언젠가는 혁명이나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월가점령시위'를 보면서 ‘미국과 자본주의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월가 점령 시위자들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친 기업 정책과 1%를 위한 정부,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은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1%보다 가진 것은 적지만 99% 함께 뭉쳐서 힘을 발휘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을 알려준다. 어떻게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자신이 빼앗긴 희망을 되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여야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바로 이 시대 젊은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세계를 뒤 흔드는 용기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