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트라우마
다니엘 D. 엑케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위츠(Wits)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 달러와 중국의 위안화, 유럽의 유로가 세력 다툼을 하고 있는 때에 현재, 한국은 다른 나라에 의해 끌려 다닐 공산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하지만 위기를 잘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선진국 통화들을 보면 엔화를 제외하고 약세기조고 반대로 원화, 중국의 위안화는 강세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 책은 독일의 통화, 국가 재정·통화 전문 기자인 저자 다니엘 D.엑케르트는 ‘트라우마’라는 심리적 시각에서 화폐의 역사를 파헤치고 있다. 특히 달러, 위안, 유로의 삼각관계를 살펴보고 약점을 자세하게 분석하여 향후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통찰을 제시해 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트라우마’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경우에 한정되는 용례가 많다고 한다. 즉, ‘트라우마’란 과거의 상처로 인한 두려움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각 국가의 통화정책에 심리적 요인인 트라우마가 작용한다.”고 말하면서 “각국의 화폐 트라우마를 알고 있으면 화폐 정책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예측하기란 식은 죽 먹기”라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들을 꼽는다면 미국의 달러, 유럽의 유로화, 중국의 위안화를 들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화폐에도 트라우마가 있었다. 미국 달러의 트라우마는 1929년에 발생했던 대공황이다. 산업생산량이 50% 이상 줄어들었고 남성 인의 1/4이 실업자로 전락했던 대공황에 대한 공포는 미국 국민들의 뇌리에 지금도 뿌리깊게 박혀있다. 중국 화폐 위안화의 트라우마는 오랜 역사 속에서 쉽게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하고 화폐가 붕괴했던 것이 트라우마였으며, 유로의 트라우마는 독일이었다. 강대국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정체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향후 그들이 어떤 경제정책을 실시할지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강대국들의 ‘트라우마’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복잡한 경제변수를 해석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 강대국의 트라우마를 미리 발견해야만 통화정책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미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정학적으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유럽연합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에 있다. 우리에게는 복잡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느냐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한국이 살아남는 법은 무엇이겠는가? 외교적으로 미국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으면서, 중국과 실리적으로는 경제적 안전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은 필요할 때는 한국에 친밀감을 표시하지만, 자국에 위협이 될 때는 가차없이 잔인한 면모를 보임으로 한국은 중립을 표방해야 한다. 이 책은 향후 한국경제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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