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우리가 알고 있던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서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몇 년 전 남아공을 여행하고 왔다. 아들을 남아공으로 유학 보낸 뒤 아내와 함께 한달 가량 아들이 있는 케이프타운으로 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는 관광도시가 바로 케이프타운이다.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케이프타운은 온대의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도 날씨가 온화한 편이다. 또 유럽식 건물과 현대식 고층 건물이 어우러진 이국적 분위기를 풍겨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프타운에 도착하자마자 내 눈에 띄는 산이 있었는데 바로 남아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테이블마운틴이었다. 해발 1080m로 산 정상이 편평하고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인상적이다. 남아공에는 백인들은 대다수 부요하게 살고 있는데 비해 흑인들은 너무나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아공에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현재 주세네갈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세네갈, 말리, 감비아, 카보베르데, 기니, 기니비사우 등 서아프리카 6개국과의 정무, 통상, 경제 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저자 윤상욱 참사관이 아프리카 땅에서 그들의 눈으로 보고 듣고 기록한 아프리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다. 왜곡된 아프리카의 진실을 밝히면서 온전한 눈으로 아프리카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바라보자는 이유에서 집필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은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들이 겪어온 고통과 모순에 관한 것이다. 외교관의 화려한 무용담이 아니며, 아프리카의 자원과 시장을 알리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하면서 “누가 언제 어떻게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들에게 고통을 주었으며, 왜 아직도 아프리카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또 미래는 어떻게 변해갈 것이며, 거기에는 어떤 도전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이 책의 주된 관심이다.”(p.9)라고 말한다.

 

나는 그동안 성경을 읽으면서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서 벌거벗은 채로 잠들었을 때 아들 함이 아버지 노아의 모습을 본 후 형제들에게 알렸는데 잠에서 깨어난 노아가 노여워하여 저주를 내렸다. 그런데 아버지를 욕보인 것은 함인데, 왜 함의 자손 중에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대해서 저자는 “<미드라쉬 랍바>에는 노아가 잠에서 깨어 함에게 ‘너로 인해 나는 이제 어두운 곳에서 하는 일을 할 수 없으니, 너의 후손들은 검고 추한 존재가 되리라’고 되어 있는데 ‘어두운 곳에서 하는 일이란 성행위를 말하는데 이것은 노아의 성기가 해를 입었다”(p.52)는 설명을 통해서 궁금증이 해소 되었다.

 

저자는 “아프리카 국가와 국민의 관계를 ‘허약한 국가, 막강한 지도자’라는 말로 표현한다.”(p.336)고 말한다. 아프리카 정부는 너무 무능하여 국민들의 기본적 복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데 반해 지도자들은 모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 ‘오바마는 무바라크를 버렸지만, 프랑스는 재스민혁명이 일어나도 아프리카의 독재자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이런 비판은 프랑스와 식민지 국가 간의 어두운 유착 관계, 그리고 석유업계를 비롯한 프랑스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발목 잡힌 프랑스 외교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아프리카에 대해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기아와 빈곤, 전쟁과 에이즈, 그리고 기회의 땅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