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안녕 -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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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어렵게 사는 요즘 젊은이들을 나타내는 신조어이다. 전에는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을 쉽게 했지만 요즘에는 국내 최고의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못한다고 한다. 토익, 토플, 어학연수, 인턴, 봉사, 학점, 거기다 무려 성형까지 20대들이 “취직”을 위해 대학에서 경험하는 것은 대학생의 낭만과 캠퍼스 생활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 ‘스펙’쌓기이다.

 

이 책의 겉표지에는 ‘88만원 세대 에세이스트 김현진이 전하는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라는 글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제목이 <뜨겁게 안녕>이다. 제목처럼 이 책의 내용이 뜨겁다. 나는 의지적인 사람이라 여간해서 마음이 뜨겁지 않고, 감동이 잘 오지 않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이 떠오른다. “잘 쓴 글은 멋지지만, 내면을 자극하지 못한다. 그러나 훌륭한 글은 가슴을 뛰게 한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환하게 밝아온다.” 이 책이 바로 읽는 내내 내 가슴을 뛰게 했다.

 

이 책은 이제 막 서른 이후의 삶에 접어든 저자가 기록한 ‘서울살이’의 회고록이면서 비망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저자의 뜨거운 삶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서울이라는 도시의 소외된 거리와 시대의 풍경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 김현진은 삼십대에 접어든 글쟁이다. 88만원세대를 대표하는 그녀는 늘 거친 현실과 사투를 벌이듯 뜨거운 마음으로 살았다. 그의 글은 세상의 시선에 주눅 들지도 않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강한 호소력을 만들어 냈다. 저자는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우리를 웃게 만드는 위트와 유머로 속시원 하게 해준다.

 

목회자의 딸로 상도동에서 부목회자로 시무하고 있던 교회에 내분이 생겨 힘들어 했고, 남창동의 남대문선교회에서 기세등등한 범고래 같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삐딱하게 나가게 된 저자가 이해가 간다.

 

목회자의 길은 어려운 길이다. 눈물 없이 절대로 갈수 없는 길이다. 자신의 취미나 오락도 주님을 위해 버려야 하고, 교인들은 아파서 교회에 못 나와도 용서되지만 목회자나 그의 가족은 아무리 아파도 교회에 가야 한다.

 

저자는 서울의 철거촌과 비개발지역, 그리고 소외된 곳을 수 없이 옮겨 다니면서 살았던 삶이 비록 하찮고 시시하고 애절한 기억들 뿐 이지만, 그래도 그 때가 한없이 정다우면서 그립기도 하고 끝도 없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런 추억의 순간을 하나 하나 돌에 새기듯 새겨놓은 곳들이 재개발로 모두 다 없어지기 전에, 거리 곳곳마다, 골목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품고 그곳에 살았는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저널리스트 고종석은 추천의 글에서 “뜨겁게 안녕은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기록이랄 수 있다.”고 했다. 도시의 그늘진 곳에서 오늘도 절망가운데 사는 이웃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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