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의 증언 - 나는 왜 KBS에서 해임되었나
정연주 지음 / 오마이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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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은 이명박 정권 초기였던 지난 2008년 8월 11일,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KBS 사장직에서 임기 중 물러났다. 그러나 법정 투쟁 결과 대법원은 2012년 1월 12일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무죄를 확정해 3년여 묵은 피고인 사슬을 벗겨줬다.

 

이 책은 KBS 정연주 사장이 자리에서 해임되던 그때의 사건들을 하나 하나 꼼꼼하게 기록해 놓고 그 때의 경위를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그는 “기자의 무기는 기록이다. 그것은 의무이기도 하다. 참담하지만 내가 쫓겨나던 전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록이 역사 바로 세우기의 시작이다. 언젠가 있을 청문회 자료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라고 말했다.

 

나는 KBS노조가 꽹과리를 치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또한 매일 아침 일찍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할아버지들이 몰려가 ‘빨갱이 정연주’ ‘타도 정연주’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그는 빨갱이라고 생각했다.

 

정연주 사장은 자신의 사건을 기록하면서 “검찰 국세청 등 모든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탄압이었다. 그들이 어떤 행위를 저질렀는지 역사의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 그래서 내 사건뿐 아니라 다른 탄압 사건도 모두 재조사되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인에서, 언론인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다가, 다시 권력에 핍박받는 언론인이 되었던 자신의 경험을 까발리며 이명박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권력과 언론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이 둘이 야합했을 때 그 해악에 대해 내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싶었다. 검찰과 언론의 개혁이 절박하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둘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200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는 ‘정연주의 증언’ 글들 가운데 KBS에서 강제 해임되기 전후의 이야기를 모아 다시 가다듬은 것이다.

 

그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젊은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오만한 권력을 심판하는 화살이 되라”고 하면서 “마녀사냥의 시대에 횃불을 드으라”고 주장했다.

 

정연주 사장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수구언론이 신문뿐 아니라 방송까지 장악하게 되면 콘텐츠와 방송시장이 황폐해지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론의 다양성이 수구언론으로 쏠리면서 말살되고, 결국 민주주의의 토양이 황폐해져버린다. ‘조·중·동 방송’의 가장 심대한 폐해다.”라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이 문제를 정권 차원에만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관료들의 보신주의로는 어림도 없다. 결국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 두 눈을 부릅뜨고, ‘조·중·동 방송’의 탈법·위법 행위와 불공정거래, 약탈적 광고 영업 행위 등을 빠짐없이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보수 언론에 대해 너무도 많은 불만을 터트리며, 좌편향으로 너무 치우쳐 모든 것을 공정하게 보지 않는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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