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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북한 아이들 이야기 ㅣ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이은서 지음, 강춘혁 그림, (사)북한인권시민연합 감수 / 국민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나는 몇 년 전에 금강산관광을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금강산관광은 북한 땅을 밟아본다는 기대감 때문에 설래임이 크긴 했지만 국내의 다른 관광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광을 하기 위해 구룡연을 향하여 가는 길에 신계사터, 목란관, 삼록수(약수), 금강문, 옥류동, 연주담, 비봉폭포를 지나며 상팔담도 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금강산문화회관에서 북한이 자랑하는 교예단의 숨막히는 공연을 감상했다. 마지막 날에는 수많은 바위봉우리가 촘촘히 들어선 만물상과 삼일포를 둘러보았다. 기이하게 생긴 봉우리마다 전설이 서려 있고, 남성적 기상이 느껴지는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나는 금강산을 오르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겨레 살리는 통일/ 이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오라/ 통일이여 오라’고 큰 소리로 노래 불렀다.
이 책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세계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르쳐 주었던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그 네 번째 이야기로서 힘겹게 살고 있는 북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진정한 행복과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이 책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지만 믿겨지지 않던 북한 어린이들의 처참한 실상이 담겨 있다. 북한 함경남도 요덕군에 위치한 15호 관리소. 이곳에 갇혀 있는 명진이는 어슴푸레한 새벽부터 쇳덩이처럼 무거운 발을 끌고 작업장 마당으로 향한다. 학교에서 내린 작업과제는 ‘토끼풀 확보사업.’ 낫도 호미도 없이 손톱이 다 닳아 피가 나도록 풀을 캐야 한다. 쥐를 잡다가 보위원에게 맞아 죽은 친구, 금만이의 시체를 묻으며 명진이는 속으로 생각한다. “죽어서라도 수용소에서 나가고 싶다.”
죽어서라도 빠져나가고 싶은 수용소에서 힘겹게 버티던 명진이, 동생과 함께 꽃제비가 돼 구걸하는 명섭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넌 청혜 등의 이야기다.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북한 어린이들의 일상을 탈북 어린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만날 수 있다.
탈북 어린이들은 죽음을 무릎쓰고 꿈에도 그리던 한국에 왔지만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남한 아이들과 부모의 교육열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바쁜 부모는 아이들을 돌볼 겨를이 없어 이들은 결손가정 자녀처럼 자라고 있다. 그래서 탈북자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미국이나 영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는 배고팠지만, 혼자는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김일성 대학 출신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책을 읽으면 우리 어린이들이 누리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사를 밝혔다. 특히 14년전 탈북해 현재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강춘혁 씨가 삽화를 그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에피소드마다 관련된 북한 사진과 설명이 포함돼 있어 낮은 연령층의 독자도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