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오의 하늘 1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1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겉 표지를 보니 시원스런 웃음에 커다란 잠자리채를 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보니 어렸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 산골 마을에서 자랐는데 여름이면 나뭇가지에 앉은 매미의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릴 때면 동네 아이들과 매미 채를 가지고 매미를 잡았다. 어느 날은 새벽에 침실 바로 옆 베란다에 매미가 붙어서 울어대기 시작했다. 가장 맛있는 잠을 잘 시간에 바로 옆에서 고래고래 발악을 하며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일본 훗카이도에서 소아뇌신경외과 전문의로 있는 타카하시 요시오의 감동 실화를 다룬 만화이다. 띠지에 보면 “기적을 일으킨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다큐멘터리 만화”라고 적혀 있다. 1974년 삿포로의대를 졸업한 뒤 그가 치료해온 뇌질환 아동은 수백 명에 이른다. 다카하시 요시오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아갈 힘을 가질 때, 저의 치료는 끝납니다.”라고 말한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평범한 가정에 새로운 가족이 늘었기에 희망찬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뇌수종을 판정받은 고스케, 반 정도 뇌가 없는 채 태어난 시루베. 그날부터 아들과 가족들의 사투가 시작됐다. 갈 곳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져있을 때, 그들은 한 의사를 만나게 된다. 곧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아기들이 극적으로 다카하시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은 생의 기적 그 자체다.

 

이 책은 뇌수종을 앓았던 고스케의 아버지 다나카 히로아키가 기획해 탄생했다. 그는 서두에서 “의사 다카하시를 곁에서 지켜보던 다나카는 아들 생명의 은인인 그가 남겼던 지난날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환자의 가족이 겪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병과 싸우는 사람들, 앞으로 싸우게 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꿋꿋하게 가난과 싸우며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다카하시의 어린 시절도 감동적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슴을 울리는 것은 그가 환자를 치료하는 장면이다.

 

다카하시의 치료는 일반 병원에서 하는 수술이나 약을 처방하는 것만이 아니다. 절망에 휩싸인 부모를 격려해주고 치료를 받느라고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것까지 포함된다. 그는 “나 혼자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 부정적인 마음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치료하지 못할 병은 없다.” 책 속에서 다카하시가 반복하는 이 말은 환자를 위한 격려의 한마디이자 의사인 자신에게 거는 희망의 주술,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던지는 감동의 언어다.

 

환자와 환자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치료를 시작하고 수술 이후에도 그 관계를 이어가므로 환자와 그의 가족들은 절망과 고통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되고 건강을 되찾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책은 다카하시 요시오의 자서전 같은 만화이지만 재미있고 따뜻하며, 감동적으로 어른이나 아이들이 읽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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