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반역 유광남 역사소설 1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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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임진년에 우리나라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이 일어났다. 바로 그 당시까지만 해도 야만인들이었던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 바로 임진왜란이다. 그 위기의 조선을 구한 명장이 바로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는 애국과 충성심으로 가득하다. 그런 이순신 장군이 반역을 꾀하였다? 이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상상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이 책은 충무공 이순신이 반역을 도모했다는 내용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다. 충분히 반역을 꾀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순신은 반역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 같으면 두문불출하고 칩거를 해야 할 정도로 정유재란을 목전에 두고 조선 조정의 미움으로 모함을 받아서 하옥된다. 사실상 왜군을 이기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음에도 당파 싸움으로 수치스러운 백의종군을 두 번이나 해야 했다. 백성들의 혼란은 안중에도 없고 당권의 당쟁만을 일삼는 조정의 중신들과 왕에게 아첨하며 부패해 가는 그들에게서 이순신은 절망한다. 무능한 왕 선조에 대해서 인간적 배신감도 느낀다. 그러니 어쩌면 조선으로 귀화한 일본인과 조선에 절망한 이순신이 손을 잡고 무능한 임금 선조에게 등을 돌렸다는 설정도 나올 만하다.

 

이순신은 정유재란을 앞두고 관직을 빼앗기고 서울로 압송된다. 그에게 내려진 죄목 중 가장 큰 것은 임금의 어명을 거역한 항명죄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순신과 그를 추종하는 김충선이 조선에 대한 반역을 도모하고자 하는 34일 간의 기록”이라며 “비록 역사에는 서술되지 않았지만 이순신의 심중일기와 김충선의 난중일기를 통해 그들의 치열한 삶과 죽음, 꿈의 전쟁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를 세우자고 부추기는 젊은 장수인 항왜 김충선이 이 소설의 중심부에 있다. 김충선은 실제 역사 인물로서 개혁자이며 창조적인 도전자였다. 선조가 직접 이름을 내릴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한 그는 임진왜란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선봉장으로 참전했다가 조선으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선은 난중일기를 통해 “왕답지 못한 왕을 주군으로 모시는 것은 조선의 불행이다! 조선은 희망이 없는 나라. 유일한 대안은 새로운 역사의 이순신 나라!”라고 외친다.

 

소설가와 문화 창작기획자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한 저자 유광남은 이순신을 깎아 내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난중일기와 충무공전서 등을 통해 숭배돼 온 이순신 장군이 진정한 영웅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때 조선의 역사를 바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아쉬움의 소산이 바로 ‘이순신의 반역’이라는 설명이다.

 

“임진왜란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와중에 이순신 장군에 관한 실록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항목이 선조실록에는 보이지 않던 이순신의 장계 하나가 선조수정실록에 올라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장의 장계로 인해 이순신의 반역은 그 가능성만 남겨둔 채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만일 이순신장군이 역성혁명을 일으켰다면, 그리하여 새로운 조선이 건국되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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