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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상식 사전 - 내 가족을 지키는
박석건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방사선이 발견된 후, 방사능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아 왔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도,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핵발전소 사고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위기에 빠지면서 방사능은 이제 득보다 실이 많은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사능의 두려움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방사능. 과연 방사능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원자력발전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방사능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 또 가르쳐 주는 곳도 없다. 이 책은 그동안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방사능에 대해서 여러가지 궁금증을 모아 방사능과 우리의 삶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 어떤 학문적으로 지식을 전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한 좌표와 같은 역할을 해 준다.
후쿠시마 원전폭발은 일본에 거대한 공포의 시대를 열고 있다. 방사능 공포는 향후 상당기간 일본 사회를 지배할 것이며, 특히 아이들의 장래가 근본적으로 걱정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일본의 지식인 잡지 세카이는 올 9월호에서 ‘방사능오염시대’라는 특집을 통해 대대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 특히 방사능 피폭 전문의사로 유명한 히다 슌타로는 ‘방사능과의 공존시대’라는 아이러니를 통해 “피폭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 피폭 증상이 표출되는 가운데 차별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무거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해 오에 겐자부로는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반드시 황폐와 희생을 가져온다. 우리는 원전에 저항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본부에서 “3월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그 사고가 원자력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후쿠시마의 참된 교훈을 외면할 뿐만 아니라 인간생명과 지구환경을 우선으로 하는 세계적 에너지정책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방사능은 우리에게 안전하면서도 전력의 상당 부분을 감당하는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런 믿음은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비가 오면, 빗물에 방사능이 섞여 내리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하고, 음식을 먹을 때도 일본에서 수입된 것은 아닐까 일일이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머나먼 바다 너머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일이고, 내 가족의 문제다.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원자력마피아’의 이익에는 충실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생명을 근저에서 위협하는 폭탄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원전의 무절제한 확대론을 경계하고 탈원전의 평화적, 친환경 에너지협력을 전제로 동아시아와 우리 사회의 안전한 미래를 책임 있게 설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후쿠시마로부터 얻을 수 있고,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