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패밀리 - 로스차일드 250년 부의 비밀
요코야마 산시로 지음, 이용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그만큼 거대한 영향을 끼친 재벌도 많지 않다. 19세기에 유럽 정치와 금융을 움직인 이 가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을 벌이면서 ‘불사조’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에 얽힌 일화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집트 투탕카멘 무덤 발굴의 실질적 후원자요, 나폴레옹의 워털루 패전 소식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런던 주식시장에서 거액을 챙긴 가문이며, 미국연방준비제도(Fed)를 움직이는 숨은 권력자요, JP모건·골드만삭스·HSBC의 대주주이며,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80%를 생산하는 드비어스 광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프랑스 최고 와인 등급을 받은 5종 가운데 라피트와 무통 2개를 보유한 가문이다.

이 책은 250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거주지에서 고물상과 동전 장사로 시작하여 세계금융의 지배자로 올라서고 오늘날까지 그 영향력을 이어오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우리나라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당시 러시아와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로스차일드는 일본을 지원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나아가 러시아 압박의 일환으로 조선을 택하고는 1906년 5월5일 고종과의 회동을 계획했다. 하지만 일본의 공작으로 만남은 무산됐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만일 로스차일드와 고종의 만남이 이뤄졌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그와 별개로 고종이 헤이그가 아닌 미국의 월스트리트나 영국의 시티로 특사를 보냈으면 어땠을까”라고 무의미하다는 역사의 가정을 해보기도 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한국이 IMF 구제금융 때 한라그룹, 현대투신 등의 정상화에 관여하면서 한국에 얼굴을 내밀기도 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실로 다양한 얼굴을 지녔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그들은 증권시장을 교란하여 거액을 벌어들인 ‘작전세력’이자, 강력한 자금력으로 정치권을 쥐락펴락한 전문 로비스트 집단이다. 그래서 세계 경제의 어두운 곳에 기생하며 이익을 챙기는 ‘검은 손’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그들을 늘 따라다닌다. 그러나 신분과 차별이라는 전근대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현대적인 상업질서를 가능하게 한 선구자라는 평도 있는 게 사실이다. 철도를 들여와 경제를 발전시킨 산업화 세력이면서, 승리를 위해 1,2차 세계대전에 자신들의 돈과 젊은이를 바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전형이기도 하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뿌리는 유대인이다. 당시 유대인은 가슴에 유대인 표식을 붙여야 하고 대학에도 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직업도 가질 수 없었던 삶을 이어간 최하층민이었다. 그러나 로스차일드 1세는 ‘선민의식’을 가슴에 새기고 근면 절제된 생활로 다섯 아들을 훌륭히 키워냈다. 임종을 앞둔 그는 아들들에게 한 묶음의 화살을 주고는 부러뜨려 보라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화살뭉치를 꺾지 못하자 그는 화살을 하나씩 꺼내 부러뜨리면서 유언을 남긴다. “너희들이 하나로 묶인 화살뭉치처럼 결속하는 한 강력할 것이다. 그러나 서로 멀어지면 부러지는 화살처럼 곧바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부자가 3대를 못 가고,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로스차일드 가문은 250년을 지나 오늘날에도 세계 금융계에 알게 모르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일반인과 기업인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주는 책이다. 기업인들의 일독을 권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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