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생각 습관 20 - 편리하고 빠르지만 너무나 치명적인
레이 허버트 지음, 김소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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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은 의사 결정의 연속이다. ‘오늘 뭐 입지?’, ‘뭘 먹지?’ 하는 단순한 고민부터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결정까지 선택은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의사 결정은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대부분의 결정은 경험에 근거해 반사적으로 이뤄진다. 가령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고르거나 여행용 짐을 꾸릴 때, 혹은 늘 가던 길로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등이 그렇다.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방 25%’ 보다 ‘무(無)지방 75%’라는 라벨을 붙인 햄버거를 더 맛있고 덜 느끼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이 책은 미국 시사 주간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출신의 과학저널리스트로 25년 이상 사람의 마음과 인간행동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 레이 허버트가 ‘휴리스틱’이라고 불리는 원시적 선택 습관을 20가지로 분류해 소개한다.

‘휴리스틱’이란 우리가 일상적인 의사결정과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인지적 경험법칙이자 우리 마음속에 내재된 정신적 지름길이다. 휴리스틱은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의사결정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휴리스틱이 주는 익숙함이 때로 치명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늘 가던 길이 빙판이 되어 순식간에 차가 미끄러졌다고 가정해보자. 한쪽으로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꺾는다. 휴리스틱적인 사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휴리스틱은 사람들을 더 큰 위험에 빠지게 한다. 저자는 결정을 할 때 이것이 단순히 습관적으로 해왔던 것은 아닌지 알아채고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간 신경을 쓰지 않거나 혹은 당연시 여겼던 의사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원인을 캐묻는 관계로 다소 까다롭고 예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왜 군인들이 걸어가면서 열을 맞추는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도 보이지 않는지, 숲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뭔지, 왜 모르는 문제에도 사람들이 대답을 하는지 등 지레짐작해왔던 것들을 논리 정연하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몸이 배워온 위험한 생각 습관’에서는 이러한 원시적 습관을 내재한 우리의 몸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2부 ‘뇌에 각인된 위험한 생각 습관’에서는 세상을 측정하고 확률과 위험을 따져보기 위해 발달된 숫자와 관련된 휴리스틱들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끼치는 강력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마음이 저절로 따르는 위험한 생각 습관’에서는 세상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계 휴리스틱’,유니폼을 입으면 더 젊고 건강해 보이는 이유로 ‘캐리커처 휴리스틱’, 왜 숲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자연주의자 휴리스틱’에 대해서 설명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생각이 마냥 옳은 것만은 아니다. 또한 심사숙고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바둑에선 이런 예를 두고 ‘장고 뒤에 악수 둔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설계하는 사람, 남과 다른 결정을 내리고 싶은 사람, 좀더 의식적으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첫 걸음을 내딛게 도와주는 유용한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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