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본주의 선언 - 자본주의의 운명을 바꿀 미래 기업의 5대 조건
우메어 하크 지음, 김현구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본주의는 모든 생산요소에 대한 개인적인 소유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체제이다. 기업의 활동은 자유롭게 이루어지며 생산과 소비는 자유계약과 자발적인 교환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의 자원 배분은 시장 기구에 의해 이루어진다. 강압이나 폭력, 협박, 기만 등의 행위는 금지되는 것이 자본주의에 따르는 가장 중요한 경기 규칙이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지만,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조차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글로벌 경제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수조 달러의 금융자산과 주주 가치가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전 세계 GDP가 성장을 멈추었고, 새로운 일자리는 드물어졌다. 유럽재정위기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로 번져가고 있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조차 적자 감축안으로 겨우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간신히 넘겼을 정도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최근 미국의 국가부채 한도 조정 협상이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세계 경제를 보면 그 같은 불안에 현실감마저 감돈다. 유난히 대외 악재에 취약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감안할 때 사전에 징후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자본주의 개조론이 터져 나온 것도 이 같은 영향이다.

이 책은 영국 출신 투자컨설턴트 우메어 하크가 자본주의의 자기혁신론을 담은 책이다. 오늘날의 혁신 기업 속에서 태동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통해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의 대안을 모색한다. 과거의 자본주의를 탈피해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자본주의의 새로운 비전과 기업들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적인 결함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세기의 자본주의는 오늘날 기업과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애플, 구글, 나이키, 월마트, 스타벅스 등 15개의 새로운 자본주의 기업 집단을 선별하고 ‘건설적 우위’의 원천을 찾는 2년간의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찾았다. 또한 이들로부터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5가지 초석의 변화상을 포착했다. 먼저 자원의 재생산을 위해 선형적 ‘가치 사슬’에서 순환적 ‘가치 사이클’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나이키는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컨시더드 디자인’을 도입했다. 그 결과 성능이 좋고 지속 가능하면서도 잘 팔리는 신발을 생산하게 됐다. 저자는 “경쟁자들이 지속 가능성을 마케팅 행사쯤으로 봤다면 나이키는 가치의 창조를 통해 경쟁하는 차세대 사업을 구축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새로운 세계 건설자 집단에 관한 이야기를 평면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집단이 깍는 법을 배우고 있는 새 초석을 만들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므로 이상주의자와 실용주의자, 혁명가, 냉철한 현실주의자들을 위한 안내서로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21세기형 미래 기업을 위한 청사진으로 기업인들과 장래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 자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