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심리 게임 - 백 마디 말을 이기는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말의 버블 시대에 살고 있다. 쉬지 않고 말하지만 말다운 말은 거의 없는 시대, 말은 많은데 쓸 말은 없는 세상이다.

지난겨울 미국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서 있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침통한 심정의 희생자들 앞에서 51초간 침묵함으로써 그 어떤 연설보다 감동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루만졌다.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다.’ 침묵의 가치는 웅변의 가치를 능가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백마디 말보다 가끔 침묵을 택하곤 한다. 나폴레옹과 히틀러도 연설 전 한동안 침묵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으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침묵한다.

이 책은 침묵이 가지고 있는 힘과 능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생활까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침묵의 심리게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입을 다물고 침묵하자’는 것이 아니라 ‘말의 양을 조절하여 침묵을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침묵이 왜 가장 효과적인 말의 수단인지,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해법인지 설명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논쟁과 침묵의 심리 게임’에서는 언제 말을 하고 언제 입을 다물어야 할까? 도발적인 질문에 말려들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2부 ‘침묵과 설득의 심리 게임’에서는 연봉 협상을 할 때, 좀처럼 속내를 보이지 않는 까다로운 고객을 설득해야 할 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의 심리학을 가르쳐 준다. 3부 ‘침묵과 침묵의 심리 게임’에서는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는 지적인 방법과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하는 법,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여 내 마음과 이야기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자신감이 없는 CEO나 상급자는 대게 말이 많다. 그들은 자신의 말에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복해서 말하면 상대가 납득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것은 명백한 착각이다. 정말 자신 있는 사람은 꼭 필요한 말만 골라서 한번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낸다.

우리는 사회적 고정관념 때문에 침묵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침묵을 무시, 무관심, 답답함으로 받아들인다. 부부사이에서도 말 없는 남편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누구보다도 부부관계에 만족하는 남편이야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아내 앞에서 침묵할 수 있다. 즉 말이 필요 없는 상태다. “최고의 행복은 인격이다.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자신과의 충실한 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 침묵은 바로 그것을 가능케 한다.”

이 책은 말을 적게 하면서도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놀라운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이 제안하고 있는 ‘침묵의 심리 게임’을 잘 터득하기만 한다면 남을 설득하거나 갈등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지혜를 얻어 침묵의 소통방식을 활용하여 승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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