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다. 또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2,256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1위다. 독일보다 800시간 이상, 일본보다 500시간 이상 많으며 우리나라 다음으로 낮은 그리스보다도 200시간 이상 많은 수치다. 반면 여가 시간은 OECD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끝없는 업무, 공부의 중압감과 성공의 압력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리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점령한 독감 바이러스와 같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시간에 쫒기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잠시 쉴 시간조차 여유롭게 갖지 못한다. 이렇듯 성공 지향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기업 문화 속에서 과도한 근무를 지속하다 보면 자칫 ‘번 아웃 신드롬(탈진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일에만 매진하던 사람들이 주로 걸리는 이 병은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직무거부 증상을 보이거나 이명, 불안장애나 우울증, 심지어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이 책은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창조적 휴식설계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인문 교양서이다.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 올리히 슈나벨은 속도와 성과만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속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휴식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과도한 근무시간은 창의성과 효율성을 키우기는커녕 오히려 가로 막는다. 피곤에 전 두뇌가 무슨 창의적인 생각을 길어 올리겠는가? 이 책은 성공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호흡을 가눌 시간을 얻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썼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왜 우리는 날마다 바쁜가’에서는 최신 기술 덕택에 더욱 많은 시간을 절약하고 있으면서도 왜 시간이 없다고 그리도 허덕이는지 그 역설을 풀었다. 2장 ‘정보 홍수에서 살아남는 기술’에서는 정보 홍수가 우리에게 어떤 부담을 안기는지 살펴본다. 3장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행복’에서는 낮잠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 4장 ‘가속화의 체계’에서는 어째서 휴식을 누리기 힘든지 그 원인을 짚어본다. 5장 ‘휴식의 섬을 찾아서’에서는 숨을 고르며 휴식의 섬을 이야기 한다. 현대사회의 온갖 강박에도 이런 섬은 오늘날 여전히 남아 있다. 6장 ‘변화로 이르는 길’에서는 휴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음미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보다 느긋하게 꾸려갈 깨달음과 통찰 그리고 전략을 빚어볼 수 있다.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언제든지 연락 가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단 한 시간도 인터넷과 전화, 메신저를 차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묻는다. ‘무엇을 위해 쉼 없이 일하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응원도, “괜찮다”는 위로도 아니다. 자신감과 용기를 회복시켜 줄 ‘휴식’이 절실하다. 그러나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능력’은 쉽게 길러지지 않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즐기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은 휴식이 우리에게 주는 창조성과 집중력, 평온함을 재조명하며 우리의 일상에 휴식 습관들을 뿌리내리게 만들어 우리를 행복의 중심으로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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