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옥한흠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한국 개신교계의 어른 고(故) 옥한흠 목사는 사랑의교회라는 국내 대표적 대형교회를 개척했다는 것 외에도 목회자로서의 엄격한 자세와 성품으로도 귀감이 됐던 인물이다. 목회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철저했던 고 옥한흠 목사, 그러나 가정에서는 어땠을까. 고 옥한흠 목사의 장남, 옥성호 집사는 아버지가 너무 어려워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었다고 회고한다.

“이미 천국에 가신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생전에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을 못한 것이 제게 하나의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책을 쓰는 과정이 제게는 아버지에 대해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의 고백이자, 아버지께 한번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감사의 고백이었습니다.” 그가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5개월 만에 내놓은 이 책에는 목사 아버지 아래서 태어났으나 한때 신앙을 버리기도 했던 아들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저자는 <이성에서의 도피>로 유명한 20세기의 대표적인 기독지성 프랜시스 쉐퍼 박사의 인간적 면모를 다룬 <Crazy for God>을 읽었다고 한다. 프랜시스 쉐퍼 박사가 림프암으로 소천하기 1년 전, 그의 아들 프랭키가 병실을 찾아왔다. 이틀 동안 아버지와 아들은 단 둘이 시간을 보냈다.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이 매년 들렀던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풍경을 기억해 그렸고, 이후엔 인간 쉐퍼 박사의 고뇌와 삶을 생생하게 담은 ‘Crazy for God’을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아버지, 옥한흠>을 쓰는 데 모티프를 얻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를 저술하면서 아버지와 주고받은 대화와 지난해 소천하기 직전 병실에서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해 아버지 옥한흠 목사의 인간적 면모를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이 책은 저자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를 저술하면서 아버지와 주고받은 대화를 비롯해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얽힌 짧은 추억들이 소개된다. 특히 책 서두 ‘세 번의 눈물’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되는 옥한흠 목사가 흘린 세 번의 눈물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가슴까지 적시기에 충분하다. 첫 번째 눈물은 20년 동안 쏟아 부은 일본사역이 좌초된 후 아들을 보자 눈물을 흘린 것이다. 두 번째 눈물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를 보고 자랑스러워서 흘린 눈물이었다. 세 번째 눈물은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뒤 침대 위에서 지난 삶을 회고하며 흘린 눈물이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첫 번째 여정, 아버지와의 동행’에서는 자신과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사적인 일들 중 아버지 옥한흠 목사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화와, 오늘날의 교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일화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제2부 ‘두 번째 여정, 그 길을 돌아보며’에서는 아버지가 소천하기 직전 병실에 계실 때와 장례 직후에 언론에 기고한 글들을 다시 다듬어 실어놓았다. 책의 말미에는 기독교 베스트셀러를 화두 삼아 아버지와 주고받았던 이메일도 일부 공개되어 목회자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인간 옥한흠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앞장서 왔었다. 구한말 한반도에 들어온 기독교는 상상을 초월하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굴복하지 않고 위풍당당했다. 학교를 세워 백성들을 계몽해 왔고 병원을 세워 병든 자들을 치료해 주었다. 그런 한국의 기독교가 교만에 빠져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본분을 망각하면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세상의 조롱거리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런 때 옥한흠 목사가 계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이 옥한흠 목사에게서 제자훈련을 받고 한국교회를 위해 애쓰시는 목회자들과 옥한흠 목사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성도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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